잘 해 드리고 싶다가도 화가 나고, 뭘 해드리고도 맘이 뿌듯한게 아니라 한쪽이 꼴리고...그 이유가 뭘까...
우리 엄마. 나한테 별로 애정이 없었다.
아니 실제로 그랬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난 항상 그렇게 느끼면서 자랐다.
따뜻하게 한마디 건넨 적도 없고, 내가 근처에만 가도 벌레 다가오는 것 처럼 소리지르면서 저리 가라고 했었다.
나, 엄마한테 응석 부려본 적 한번도 없다.
엄마는 아들과 딸에 대한 편견이 있다.
내 남동생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중학교 다닐 때까지 어쩌면 친엄마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고등학교 대학교 다닐 때는, 그냥 엄마의 존재를 잊고 싶었다.
직장생활 하면서도 엄마와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빨리 결혼하고 싶었다.
억지 부리고, 나한테 화풀이 하고, 별별 입에 담지도 못할 소리를 다했다. 무조건 일이 잘못되면 내 탓을 했다. 어딜 찾아가다 길이 헷갈려도 나때문이라고 하고..엄마가 아파도 나때문이라고 하고...동생이 아파도 내가 동생 잡아먹지 못해 안달을 내서 그렇다고, 내가 동생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심지어, 아버지 병으로 돌아가시자, 내가 아버지 잡아먹었다고 했다. 나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그때, 나 정말 죽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생각하기도 싫다. 엄마가 나한테 왜 그랬는지, 난 지금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엄마 속을 썩이거나, 하는 자식도 아니었다.
하라는 것만 하고 하지말라는 짓 한번 하지 않았다.
공부를 못한 것도 아니었다. 엄마는 내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못마땅해 했다. 고등학교만 나와서 직장생활 해서 집에 보탬이 되고, 대충 남자 만나 시집가면 된다고...
우리집?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았다.
직장생활 하면서 돈 모아 내돈으로 친정도움 한푼도 안받고 결혼했다.
결혼하고 떨어져 보니, 엄마가 내게 대한 태도가 전보다는 달라졌다. 그래도 여전히 다른엄마들과는 다르지만.
반찬 한번 해 준 적도 없고, 해달라는 말도 해보지 않았고, 엄마가 워낙에 나한테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엄마한테 기대하는 것도 없다.
아이 낳아도 산후조리 못해준다고 결혼할 때부터 갈 때마다 이야기 하길래, 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떨어져 살아보니, 엄마가 늙어가는게 안되 보여서 엄마한테 잘하려고 해도, 전화통화 한번 하고나면 기분이 상하고..
엄마 보약 한재 해드린다고 하면 빈말이라도 싫다 소리 한번 안하고, 너무너무 좋아하면서 알았다...고 하시는게, 왜 이렇게 속이 꼴리는 걸까.
잘해 드려야지...하면서도 옛날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 인연 끊어야지 싶고, 실제로 친정에 돈이 솔솔 많이 들어간다. 그래도 우리 엄마 너무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어떤 때는 슬쩍 남동생한테 돈 좀 해주라고 한다. 흔쾌히 그러마고 했지만, 끊고 나니 속이 또 상한다.
만약에 내가 돈이 필요하면 엄마가 나를 위해 돈을 해 주었을까?
이렇게 저렇게 친정으로 흘러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으니, 할 때는 기분 좋게 흔쾌히 한다고 했어도, 엄마가 "네가 한게 생색이나 나는줄 아냐? 그따위로 군소리 하려면 다 집어치워라! 눈에 띄게 한 것도 없으면서 했다고 생색은 더럽게 내고 있네."
이렇게 말하면 , 나 또 인연 끊고 싶어진다.
생색...내지도 않는다. 나 생색내는 성격도 못된다..그래도 엄마는 나보고 한마디도 못하게 한다. 더럽고 치사하다고...그런다.
우리 엄마 너무너무 얌전한 사람이다.
나한테만 모질고 독하지,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남들은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하면, 내가 오죽이나 못된 딸년이라 저렇게 할까, 생각하고...그래서 친척들한테 오해도 무지 받았다.
나 엄마랑 사는 동안 엄마 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가 나한테 욕하고, 억지쓰고 하는 악몽 꾸면서 소리 지르고 엉엉 울면서 벌떡벌떡 일어나고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우리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여러번 아니, 자주 그랬다.
남편도 우리 엄마를 보고는 나만 보고 뭐라고 했었다 처음에는.
그런데, 엄마가 나한테 대하는 태도를 조금씩 보아오도니, 이젠 대충 안다. 상황이 어땠는지...그래서 나보고 빨리 잊고 살라고 위로한다.
그래, 어릴 땐 몰랐는데, 아동학대의 일종이 아니었을까 싶다.
폭력만으로 아동학대가 아니라, 말가지고 하는 일종의 학대....
이제는 나이 드시고, 몇년 떨어져 있어보니, 엄마도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서 엄마가 불쌍하고, 잘해야지 싶고....그렇다가도 ...그래서 뭐라도 생기면 갖다 드리고 싶고, 용돈도 드리고 하다가도 그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마치 딸은 다 그래야 하는 것처럼 , 누구네 딸은 결혼할 때, 엄마한테 2000만원 주고 갔다더라....이런 소리 할 때면, 속에서 이런말이 치민다..."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런걸 바라세요?" 차마....말은 하지 못하지만.
오늘, 엄마 보약을 한재 해 드렸다.
엄마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마음이 뿌듯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시원치가 않고, 답답하다...
나 정말 나쁜 딸인가보다. 엄마가 나 자랄 때, '넌 정상이 아니야, 정신병원에 가서 진단을 한번 받아봐야해. ... 너 나뻐. 나쁜년이야' 이렇게 항상 말해와서 나 정말 그렇게 된건 아닐까..
그래.....많이 자책하면서 살았었다. 나 정말 나쁜사람 이라고 자책하면서, 울고 또 울고...착하게 해달라고 바라고 빌고, 그랬었는데...
엄마한테 악몽 꾼다고 말하면 지금도 엄마는 나한테 그런다. '넌 정상이 아니어서 그래. 못되 쳐먹어서 그래'
아~~~ 해 드리고도 이렇게 맘이 편하지 않을거면 하지 말것을....번번히 해 드리고, 후회하고 해드리고 후회하고....
해 드리고 기쁠 수 있었으면....
나 내 딸과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엄마와 나처럼 그렇게 힘들게 말고....내 딸에게는 금쪽같은 내자식...이런말 많이 해주면서 칭찬 많이 해주고...사랑 듬뿍 주면서...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내 딸도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주었음녀 좋겠다. 우리 엄마하고 나처럼 지내지 말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