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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어요 그건


BY 허수아비 2001-04-08

울 시엄니도 부지런 하신 분이시죠.
딱 일년 살고 분가 했는데 같이 모시고 살때도 이런게 시집살이인가 싶더군요.
사실 어머님 무지 잘 해주십니다.
근데 부엌 살림이란게 여자가 둘이 같이 할일은 아니더군요.
저도 성격이 좀 고집이 있는 편인데 그릇 하나 두는거며 빨래 너는거며 모든게 다 어머님 식대로 해야 했습니다.
하긴 어머님 살림이니 그렇겠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넌 빨래 고쳐 널고 그릇둔거 다시 놓고 그런게 다 스트레스 더군요.
원래 친정살때부터 속옷도 세탁기에 돌리고 더러워지면 과감히 버리고 살았는데 어머님이 만질까봐 계속 손빨래 해야 했습니다.
이건 뭐 안좋은 버릇이긴 했지만 손목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더군요.
고역이었답니다.
그 큰집 일일이 손으로 걸레치고 나면 당연 녹초가 되었구요.
분가하고 나니 걸레질 대걸레로 쓱쓱하고 속옷도 맘대로 빨고 암튼 좋았습니다.
사실 제가 살림엔 소질이 없습니다.
청소도 몰아서 한꺼번에 하는 편이구요.
그래도 할땐 광내서 확실하게 하는편인데 어머님 불시에 들이닥치시며 앞뒤 베란다 청소하고 그릇 아무데다 정리해 넣고 제 살림에까지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데 정말 속이 부글부글하더군요.
한번 오셨다 가시면 물건이 어딨는지 찾느라 정신이 없구요.
아버님 어머님 두분다 가만히 계시는 스타일이 아니라 한번 오시면 집을 한바탕 뒤엎고 가십니다.
울 신랑 저것도 못하게 하면 병되니 그냥 신경쓰지 말라고 절 위로하죠.
8절지 크기 두분 사진이 울 거실에 턱하니 걸려 있는데 친구들 다 와서 하는말 가족 사진도 아니고 그런 사진 걸려 있는집 너네 집 밖에 못?f다고 웃더군요. 액자 케이스나 맘에 들면 그려러니 할텐데 촌스러워 벽지 색깔이랑도 안맞고 한쪽 옆엔 우리 야외촬영 사진 있는데 정말 튀어서 떼버리고만 싶습니다.
그냥 지금은 분가한것만도 다행이라 여기고 삽니다.
사실 자식들한테 부담주는 분들도 아니고 오히려 저희한테 못해줘 난리일 정도니 그만한 분들도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땐 부딪히는 일이 넘 많아 떨어져 사는게 오히려 정이 더 돈독해 지겠다 생각합니다.
지금은 결혼 안한 친구들이 왜 같이 산다는거 반대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구요 왠만하면 같이 살지 않길 권하고 싶구요.
하긴 그게 맘대로 되는일이 아니죠.
저도 죽어도 안 모시고 살거라 생각했느데 존 남자 만나니 그냥 두말 않고 모시게 되더군요.
그냥 제 넋두리가 되어 버렸네요.
님글 읽다 보니 제 생각이 나서 그만,,,,,,,,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