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48

이젠 포기하고 살아요


BY 바보 2001-04-10

결혼한지 11년이 되구요 30대 초반입니다.
아이는 연년생 둘이구요 결혼하고 별로 행복하지
못하게 지금까지 살았답니다.
아이들땜에 버티고 있는데 이젠 벗어나고픈 생각뿐 남편에게
어떤 기대나 애정도 사라진지 오래되었답니다.
첨엔 술주사로(지금도 간간히) 괴롭히구요 둘째는 일은 하는데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해서 지금까지 힘들게 살고요
저도 일을 하려고 했지만 시댁이 미워서 힘들어도 버티고 있어요
아이들은 하나도 봐주지 않으면서 남편이 돈 못 벌면 여자라도
벌어야 한다는 사람들 우리 시어머닌 딸집에서 애들 봐주면서
우리집에 오면 하룻밤도 주무시지 않으려고 해요 할일이 없어 심심
하다고 왜 할일이 없어요 며느리가 해주는 밥만 먹으니 소화가 안된데요. 아이들도 어려서 부터 아빠가 술먹고 나에게 하는걸 보고 자라서
인지 유난히 더 엄마를 찾구요 싸움이 많다보니 소극적이고 언제 아빠가 술먹고 들어올지 몰라 무서워하기도 해요 그나마 엄마가 옆에 있어야 안심하고 잠이 들어요 자다가 밖으로 피신한게 한두번이 아닌 관계로.... 그나마 요즘은 뜸한데 얼마전에 또 그런일이 있어서 지금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구요
십년을 술먹으면 이혼하자고 하더군요 그럼 이혼을 해주던지
술깨면 기억도 없고 전혀 이혼할 생각 없대요 아이들을 생각하고
잘 살자고 하는거 있죠 이젠 그 소리도 신물이 나구요
지가 남자구실 잘 못한다고(남자들의 흔한 컴플렉스) 술먹으면 제가
다른 사람이랑 바람 피우는게 다안다고 죽고 싶지 안으면 지금 그만두라고 협박하는군요 5년 전부터... 저요 집에만 있어요 돈 없어서 갈데도 없고 나가기도 싫어해서 하루종일 집에 있는날이 많아요
전 이사람이 저 땜에 인생이 꼬여서 되는일이 없다는말을 수도 없이 들었어요 악연이라 헤어져야 한다나요 게다가 집에만 들어올려면(술먹고) 기분이 나쁘고 제 얼굴을 보면 재수가 없데요
과연 이게 그저 술주사인지 아님 본심이 들어있는건지 이젠 알수가 없답니다. 아이 아빠이기에 나쁘게 말하긴 싫어요
그저 이사람을 보지 않고 살고 싶을 뿐인데....
이젠 술을 먹지 않고와도 집에 올 시간이(일찍들어오지도 않음)되면 맥이 풀리는 기분이예요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가도 남편이 올시간이 되면 저도 화가나고 집을 나가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답니다.
요즘은 거의 짐을 싸놓고 기다려요 혹시 술먹고 오면 바로 아이들과
나가려고... 이젠 신경성이 되서 예민할대로 예민해진것 같아요
남편은 그래요 자긴 하룻밤 실수하면 나는 그걸 핑계로 몇달을 괴롭힌다구요 하지만 남편을 전처럼 대하려면 몇달이 아니라 몇년이 걸려도 풀리지 않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자기가 내게 한짓을 생각하면 아이들이구 뭐고 다 버리고 사라지고 싶은걸 어쩌겠어요. 지금은 각방을 쓰고 있는데 뭐라고 하지 않더군요 전에는 화를 냈는데 이젠 자기도 포기가 된건지...
시댁에선 병원에 데려가라고만 하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매일 마시는것도 아니고 또 돈이 있어서 병원엘 마냥 다닐 형편도 아니구요
술마실 돈은 있어도 집에 갖고올 돈은 없는 사람이라서...
저도 제 인생이 이 사람땜에 엉망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엔 아이가 있어서 희망과 위로가 되었는데 이젠 아이가 큰 부담이 되고 있어요.
이젠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나의 인생도 끝이 나겠지요
그때까지 의지약한 내가 스스로 목숨끊지 않고 버틴다면 말이예요
저의 두서없는 글이 한심하겠지요
저도 제가 한심해서 미치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