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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끔찍하네요...


BY 블루케이 2001-04-11

그저께부터 울었어요.
갑자기 배가 아파 산부인과에 갔더니 조산기가 있다고 의사가
결과를 보고 입원을 해야 한다기에 우리 아기(7개월) 어찌될까
한참을 울었어요.
그래도 안정을 해야 한다기에 조퇴를 하고 집에 와서 잤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병원에 남편이랑 가서 결과를 봤더니
다행이라고 집에 가서 누워있으라고 하더군요.
정말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결근하고 집에 돌아가니 어머님이 난리도 아니시데요.
누워라, 땀빼라, 불쌍한 것...
울 남편 절 내려주고 회사에 갔습니다.
울 어머니 절 붙잡고 계속 말씀하십니다.
누웠으면 하는데...
감사하게도 죽이랑 미역국을 끓여주셔서 눈물날 뻔 했죠.
밥먹는데 제 앞에 앉으셔서 널 위해서 이러는 게 절대 아니라 하셨죠.
다 울 아들, 울 아기를 위한거니까 넌 딴소리말고 누워만 있으라고.
그 순간 제가 나쁜 사람일지는 몰라도 시어머님이 하나도 안 고마운거에요.
사실 조산기 있던건 스트레스 때문인데 그게 어머니때문이거든요.
애 낳아서 첫째 시누이 줬으면 하시는 분이라서.
그때부터 2주일간 노이로제 걸리다시피 해서 그렇게 된 건데
자꾸 어머님이 무서워지는 거에요.
남편이 귀가하니까 더욱 더 저한테 잘해주시는 거에요.
얘가 너무 고생해서 불쌍하다고.
제발 날(어머님) 살리는 셈치고 회사 그만두라고.
남편 없을땐 돈 안 벌어온다고 잔소리 하시던 분인데.
여하튼 스트레스 받지 말자 다짐을 한지 하루도 안되어서
어머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대요.
막내 시누이가 일자리가 없다고 저희집으로 들어와 살거라고요.
막내 시누이는 30대 후반의 시집을 안 갔거든요.
시집 안가신대요.
그분이 이젠 우리집에 와서 사시겠다고 그래요.
일자리도 없고, 가게도 없고, 돈도 없으신 분이신데.
그럼 저보고 회사 그만 두라면 저희 남편 80만원 월급으로
우리 아기까지 6명이 생활해야 한다는 말씀이죠.
어쨌든 전 회사를 다닐거구요.
아, 너무 답답해요.
그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그 시누이는 스스로 살림을 잘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저희 살림을 막 건드실거구요.
예의가 없으신건지 예전에 저희 방에 들어올때 노크없이
그냥 들어와서 침대에 둘이 누워있다가 허둥지둥댔었고요.
남편이랑 저랑 시장이라도 갈라 치면 계속 따라오세요.
제가 어리지만 마냥 그러고 집에 있는 모습 보면
한심스러울 것 같아 맘속으로 무시할 것 같구요...
이건 정말이지 끔찍해요.
언젠가는 시집 가겠지 하시겠지만 시집 안가신대요.
40이 다 되었는데...
제 소원이 저희집에 친정식구 한 번 모이는거 거든요.
엄마도 딱 한 번 오셨고, 언니도 딱 한 번 왔어요.(따로)
저 나쁜 며느리 같지만 10년이고 20년이고 나중에 시부모님
안계시면 그때는 한 번 마음놓고 친정식구들 초대하고 싶어요.
근데 시부모님 안계실 때 쯤 시누이가 50이 넘고, 60이 넘어서도
저희랑 계속 같이 사실까요?
욕하지는 마세요.
저 시부모님 항상 좋은 마음으로 모시고 있고, 돌아가실때까지
제가 모시고 싶어요.
하지만 나이든 노처녀 시누이까지 와서 사는 건 저로선 정말
끔찍해요.
남편하고 상의를 해 봤는데 누나가 들어와 살다가 트러블이
생기면 그때 우리가 분가하재요.
근데 그게 어디 쉬워요?
시누이를 못오게 한다는 건 울 시어머님 뒤로 쓰러지는 일 보고
싶다는 뜻이니 제가 참아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요.
우리 애기 또 스트레스 받겠네요.
심호흡하고...
참 답답하고, 끔찍한데 참아야 해요.
1~2년은 웃으며 참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엔 잘 모르겠어요.
저랑 비슷한 분들 있으세요?
암말도 못하는 남편도 밉고, 아무렇지도 않게 통보하시는 어머님도
밉고, 능력없이 시집 안가는 시누이도 밉네요.
저 나쁜 며느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