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늦게 들어온다기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술기운을 빌려 화해를 청해오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그런 내 기대는 180도 정확하게 빗나갔다.
자기에 대한 내 화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나더러 토요일까지 시골내려가 자기 엄마랑 지내란다.(오늘 제사라 내려감)
말로는 밤에 운전하기 피곤하고 또 애들 자기엄마 사랑이나 받게 하자는거라지안 난 다 안다. 그 속셈을
지난번에 안 좋아진 나와 자기엄마 관계를 어떻게 풀어보게 하려고 한다는걸
내가 화나있는건 자기엄마가 아니라 자기 때문이라는걸 모르나보다.
자기엄마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나한테 윽박지르기부터 하는 잘난 자기한테말이다.
솔직히 나 시어머니한테 감정없다.
어차피 70먹은 노인네 생활, 사고방식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되도록이면 말썽 일으키지 않으면 되니까
결혼하기전 자기는 누나 밑에서 커서 여자의 심리를 잘 안다는 말을 자주 하길래 그런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게 그 남자였다.
(이제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그건 그렇고..
그래 싫다고 했더니 상종을 못하겠다느니 하면서 이혼서류 준비할테니
도장찍으라나 참 내원 기막혀
애들은 지가 키운다나
퍽도 잘 키우겠다.
열달동안 힘들여 공들여 뱃속에서 키우고 죽을만큼 아픈 고통이랑 맞바꾼 내 새끼들인데 멕이고 재우고 이제 좀 사람같으니까 날로 먹으려고 들다니
결혼하고 지가 해준게 뭐가 있다고
나 지금까지 고생한거 억울해서라도 이혼은 절대 못한다
아니 안해줄거다
조용히 편지를 썼다
그래도 못 알아듣고 생트집 잡으면 매장시켜주는 수밖에.
날씨만큼이나 흐린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