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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은 쉬러가는곳이라는데...


BY 나좀도와줘 2001-04-13

정말 속상합니다.
친정집은 버스도 잘 안다니는 시골이구요, 전 읍네에서 살아요.
엄마는요 돌아가신지 6년정도 되었구 아버지 혼자서 농사짓고 계세요. 이렇게 친정집이 가깝고 아버지가 혼자계신터라 결혼하고 직장그만두면서 자주 친정집을 오가며 아버지를 도와드렸어요.
원래 결혼전에도 살림은 맡아하는 처지였거든요.
언니들도 있구 오빠도 있지만 결혼해서 떨어져살구 오빠는 아직 자리를 잡지못했어요. 물론 결혼도 아직이구요.
동생도 집에서 출퇴근했는데 제가 결혼하면서 바로 위 언니네 집으로 갔어요. 직장도 가깝고 집에서는 출퇴근이 어려웠던터라...
바로 위 언니도 같은 읍네에 살지만 맞벌이하고있고 또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배우는것도 많구해서 시간도 안나거니와 별로 친정집에 신경을 쓰지않아요.
이러니 제가 신경을 안쓸수가 없지요. 또 엄마돌아가실때 약속했거든요. 아부지는 걱정하지 말라구... 내가 잘하겠다구 (아부지가 술도좋아하시구 잔소리가 많아 우리는 모두 엄마를 따랐거든요)
결혼전에도 제대로 데이트한번 못해봤어요.
부엌살림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아버지때문에 퇴근하자마자 저녁차려드리러 부랴부랴와야지 주말이면 농사일도와야지... 솔직히 연애는 나에겐 사치였어요. 어쩌다 연애를 해서 결혼은 했지만
주말에 나가려면 맨날 나가면서 주말까지 나간다고...
회식자리한번 편하게 가본적도 없구.
결혼하니 더하네요. 첨엔 주말엔 맨날 친정. 가면 밀린 빨래. 청소. 밑반찬. 남편 월급타다 맨날 친정집에 이것저것 마련해놓아야 하는 심정 아세요?
남편도 처음에는 잘했지만 갈수록 힘들어했어요. 주말도 없구... 남들은 얘기해요. 친정집가면 손하나 까딱안한다고.
하지만 내겐 항상 일거리가 기다리는 곳, 힘든곳.
가끔 나도 멀리로 시집가는건데 그런생각하지요. 엄마에게 미안하기도 하구. 아부지가 술드시고 전화할때면 속이 뒤집어져요.
요즘요? 아부지도 혼자사는게 익숙해져서 잘 하시는편이예요. 가끔 술을 많이 드셔서 그렇지
저도 물론 애가가 돐을 보고있어 자주 가지도 못하구
하지만 제사때(종갓집) 가야지, 술드셨으면 가서 또 이것저것 들여다봐야지 스트레스많아요.
나도 다른사람들처럼 친정집하면 편안한 생각부터 했음 좋겠어요.
어떻게 해야 마음의 짐을 덜수 있지요? 결혼후 항상 마음한구석에 뭉쳐있는 덩어리를 생각하면 무거워지구 결혼하기전처럼, 또 아기태어나기전처럼 친정집에 신경쓸 처지도 못돼네요. 너무많은 쓸데없는 얘기로 길어졌죠? 모든 세상사는것에 숙달된 선배님들 제가 어떻게해야 마음의 짐을 좀 덜수있을까요. 짐을덜겠다고 아부지가 일찍 돌아가시길 바라는건 아니예요. 오빠결혼하고 막내결혼하고 손주볼때까진 사셔야하는데 술도 가끔 과하고 혼자사시니 건강도 별로구.
선배님들 조언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