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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도 궁합이 있을까요?


BY 무자격엄마 2001-04-14

저요...씻지 못할 죄를 지었고...또 지금도 그 죄를 계속 짓고 살아가고 있어요. 제가 직장을 다녔던 관계로 큰 아이(남자)를 세살때까지 시어머니께서 길러주셨는데 (두돌 안된 세살)...그 후 금방 또 작은 아이를 갖게 되어서 아이를 그때부터 데리고 키웠거든요. 근데요 이상하게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를 못하는거예요. 어느 아이나 그렇듯이 우리 큰애도 어렸을땐 밥을 무진장 안먹으려하고 늦게 먹으려하고 좀 신경질적이기도 했거든요. 그럼 전 그걸 또 못참아주는 거예요. 밥 한번 먹이려면 근 한시간 걸리고....신경이 아주 곤두서죠. 어떤땐 밥을 입에 넣고 있는앨 혹독하게 야단치고...상을 팍 물리치고...제가 마치 정신이 나간 여자 같았어요. 근데...매번 후회하면서 반성하면서도 또 상황이 닥치면 예를들어 무엇을 깼다거나 흘렸다거나 엎질렀다거나....어린 아이로서 그러수도 있을 일인텐데도...그 순간 저는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미친여자처럼 그 어린것에게 악다구니를 써대고 히스테리 부리고...전 그것이 임산부의 예민함이겠거니 생각했거든요.

근데....그게 아니예요. 물론 점점 살면서 제가 반성을 하고 또하고 노력에 노력해서 예전만큼 혼내지 않고 있지만...큰애한텐 스킨십이 잘 안되드라구요. 가끔 걔가 나를 껴 안으면 괜히 내 속으론 어색해요. 어떨때 생각해보면 하루에 한번도 안 안아준거 같아서 자는애 붙들고 미안해 미안해 중얼거리기도 하죠.
근데...둘째애는 안그래요. 그저 보기만 하면 물고 빨고 하죠. 물론 큰애 안볼때만 그러지만...작은애는 실수를 해도 그렇게 크게 화가나지 않아요. 그저 조심해라 한마디 하죠. 큰애가 가끔 그 차이를 느끼고 속상해해요. 근데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왜 똑같은 잘못을 해도 큰애가 하면 머리끝까지 화가나곤 하는 걸까요? 참고로 저희집은 둘다 아들이예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해요. 큰애와 나는 자석의 같은 극같아서 서로 밀어내는거 아닐까 하고요. 사주로 말하자면 궁합이 안맞는거 같은 느낌.

저요, 미치겟어요. 오늘 아침에도 학교 가는애 붙들고 무진장 혼내고 오전내내 후회 했었는데 돌아와서 또 얼굴보고 말 들어보다가 밥먹는애 또 눈물 쏙 빼고 지금 시장 나와서 피씨방들어왔네요. 넘 속상해서....오늘 아침일은 어젯밤 숙제를 반밖에 안하고 가방도 안챙긴게 발단이 됐죠. 자니 준비물이니 가방속에 온전한게 하나도 없고...독서 숙제도 남들은 다 20장씩 썼대는데 얘는 알림장에도 안 써오고 나한테는 얘기도 안하고 해서....몰랐는데 오늘 검사 날이래요. 보니 4장 썼더군요. 평소에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 하는데...너무 노는걸 좋아하고..사내 아이라 일일이 간섭안하면 잘 안해요. 마치 로보트 같아요. 엄마의 조종을 받는....암튼 그게 발단돼서 아침에 학교가는 애 눈물 쏙빼고 돌아와 점심 먹는애 눈물빼고...걔를 안볼땐 아이구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이제 2학년인데 하며 참아야지 하거든요. 근데 그러다가 얼굴만 보면 꼭지가 확 돌아요. 정말 미치겠어요. 그 순간의 저를 통제 못하겠어요.

걔와 내가 궁합이 안맞는 걸까요?
아님...제가 엄마 자격이 없는 걸까요?
혹시...저와같은 경우의 분 안계세요.
저 너무 괴로와 미치겟어요.
시댁 속상한거 보다도...남편이 속썩이는거 보다도 이럴때가 더 미치겠드라구요. 도움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