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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 어떡해요....조언 좀


BY 초등교사 2001-04-14

아이를 많이 키워 보신 어머니 분들의 조언 좀 듣고 싶어서요.
초등학교 4학년인 우리반 아이들 중 하나인데요. 공부가 특히 빠지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누구랑 싸우거나 난폭하거나 하진 않아 언뜻보면 아무런 문제 없어 보입니다.
부모님께서 아이를 쉽게 갖지 못해 늦게 늦게 본 정말 귀한 외동자식인 애에요(엄마분 연세가 46세 정도, 아빠는 50줄) 정말 누가 봐도 물고 빨고 부서질까 깨질까 키우시는데, 그게 좀 지나치셔서 애가 좀 잘못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염성있는 외모와 아기 같은 모습 때문에 마냥 귀엽기도 하지만 4학년인데도 애기짓(유치원생처럼 종종거리고 걷고, 앵앵거리며 말하고 아무데서나 고집피우고 애기들 하는 애교 떨는 것 같은 행동)이 심한 편이구요. 그래서 제가 너 친구들 행동하는 거 봐라. 너두 친구들처럼 행동해야지. 넌 더이상 아기가 아니다라고 얼르고 혼내고 해서 좀 나아진 편입니다. 학습면은 영리한 편이라 이해력이 좋아 그럭저럭 괜찮지만, 산만해서 좋은 성적은 못 보입니다. 집에서야 모든 관심의 초점이겠지만, 학교에서는 그게 그렇게 됩니까? 운동을 잘 하거나, 공부를 잘 하거나, 심성을 특별히 고와 봉사 정신이 투철 하다거나 리더쉽이 있거나 이래야 아무래도 친구들 사이나 선생님들한테도 관심을 많이 받게 되지요. 근데 얘는 몸도 좀 유약한 편이고 다소 신경질적인 편이라 친구들과 사이에서도 자신이 중심에 서지 않으면 놀지 않으려고 합니다. 피구나 게임을 할때도 무조건 자기가 중심이 되지 않으면 안 하려 합니다. 근데 다른 친구들이 그 사정 봐주겠습니까? 당연히 쟤 왜 저래? 하기 싫음 하지 마라 식으로 나오지요. 그러니 또래 친구가 당연히 적게 마련이어서 자신보다 어린 애들하고 주로 놀구요. 그래서 살살 달래서 해보자.. 하기도하고 가끔 강제로 시켜도 보곤 하지만 나아지만 바가 미비하군요. 공부시간에는 거의 매번 이상하고 장난기어린 특이한 말이나 발표로 친구들의 웃음이나 관심을 끌려고 행동하는 편이구요. 그래서 부모님한테 큰 맘먹고 애가 좀 그런 면이 있어요 하고 돌려서 말씀은 드렸지만, 부모님은 그저 이쁜 자식인지라 그런 말이 아무래도 귀에도 거슬리고 그러시겠지요? 가끔 도우미 선생님 오시는 학부모님들도 "쟤는 왜 저래요? 엄마가 넘 싸서 키우나 보네."하십니다. 아무래도 그냥 저렇게 놔두면 정말 힘든 아이로 클 것 같고 자립하지 못하는 성인으로 클 거 같아 걱정이 큽니다. 부모님께 어떻게 조언을 드려야 할 지, 고민입니다.
아직 아이를 키워 보진 못한 사람으로 부모님의 맘을 다 헤아리지도 못해 어찌 해야 될 지 부모와 같은 심정으로 조언좀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