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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더러운 기분...


BY 심각 2001-04-16

지난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남편은 회사 회식이 있다고 좀 늦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술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오라고 했죠.
근데 새벽 2시가 되도 깜깜 무소식 인겁니다.
전화했죠. 그랬더니 곧 들어 온다고 하더군요.
전 좀 예민한 성격이라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당체 잠이 오질않아요.
그걸 남편도 알거든요.
근데 이 인간 5시가 되어도 안 들어오는 거에요.
그래 또 핸폰을 했죠.
근데 핸폰이 저절로 열렸는지 그곳의 소리가 다 들리는거에요.
이사람 술이 떡이 된 목소리도 들리고.
술집 여자하고 얘기하는 소리가 다 들리는데, 이건 차마 입으로 담을 수도 없는 얘기가 오고가더군요.
물론 행동도 했겠죠.
도저히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고, 손이 벌벌 떨리고 해서 그냥 끊었습니다.
5시 30분이 되니까 들어오더군요.
실컷 퍼 붓고 나서, 대충 옷입고, 버스타고 서울까지 갔다가 오후에
들어 왔습니다.
참 남자란 동물은 다 똑같다고 하더니, 내 남편까지 그럴 줄이야.
갔다와서 바로 헤어지자고 했죠.
앞으로 이 인간 얼굴보고 살 자신이 없더군요.
살면서 계속 그 때 그 목소리가 들릴것 아니겠어요?
어제까지 각 방 쓰며 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사람하고 결혼할 때 다른건 다 포기 했었습니다.
워낙 결혼 전에 빚도 있고 집안도 별로고.
그러나 이사람의 가정적이고, 나만을 위하는 그런것 보고 지금까지 살았죠. 정말 저한테 목 매달았었거든요.
근데 그것마저 깨진겁니다.
이혼해서 아이 키우며 혼자 살 자신은 있는데. 그것이 과연 잘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속상해 털어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