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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행복할때가 있습니다..


BY k007tt 2001-04-17

저는 31세에 6살,4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제가 어떻게 사는지아는 친구들도 있지만
이젠 친한사람에게조차 속상한얘기 하는것도
정말이지 미안하더군요
여러분들은 제얘길 듣고 어떤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눈물도 메말라버렸어요..

전 95년도에 고향사람과 중매로 만나
6개월만에 (만난것은 5번정도)결혼했어요
가락시장에서 낮밤이 바뀌어 365일중에
토요일밤만 쉬고 매일밤11시쯤 나가면
들어오는 시간은 맘대로임다
술버릇이 안좋고,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건
결혼일주일만에 알았죠 바보같이..
직업땜에 어쩔수없이 술을즐긴다는건 알지만
술만 먹으면 주사가심해 2번이나 자연유산이 되었고,
지금도 술버릇은 고쳐지지 않는군요

결혼초에 아무래도 의심이가서
우연히 전화번호하나로 확이한결과..
불과 몇달전에 동거했던 여자더군요
굳이 속이려했다면 흔적을 남기지 말았어야했고
과거가 있었다면 나에게 오히려
더 잘하려고 노력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술에 취했을땐 말대답을 하든,안하든
성질나는대로 던지고 부수고 거기에 여자문제까지
우울증에 걸려 당시 가졌던 큰아일 지울생각도 있었지만
차마 용기가 안나더군요
애 낳으면 변할지도 모른다는 희망하나로
큰아일 낳았습니다
큰아이낳고 한달쯤됐을적에 그전에 손찌검은
당했지만 처음으로 많이 맞았었죠
이게아니다 싶어 이혼결심을 했지만
그때 아이가 몸이심하게아파 입원하면서
각서를 쓰대요 다시 이런일 있을땐 내가 요구하는거 다들어주겠다고..

그여자문제도 다시는 꺼내지 않고 만나지말걸 약속하면서..

신랑가게에 직원들(총각)이 있으면 작업복이라 빨래거리까지
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애들은 한두달정도
거처정해질때까지 데리고 있다가
신랑 친구가 1년반을 둘째애 임신해서까지 같이 살았고
난 시댁이나 신랑 주위사람들한테 내가 할수있는만큼
다해주었다 생각합니다
처음엔 다시또 구타를하면 내가 나간다는생각뿐이었지만
애들이 커가니까
오기가 생깁디다 내가 죄지은거 없고 새끼들이남으면
술주정 아빠?た?미래가 어찌될지 참 불쌍해서
도저히 버리지도 못하겠고 혼자 살 자신이 없더군요
아이들은 어떡해서라도 내가 지키려면
내가 신랑을위해 모든걸 해줬으니 내맘을 알아주고
자신이 후회할날이 오겠지싶어 오기로 참았죠
그렇다고 무조건 순종한건 아닙니다
상황봐서 내가 할얘기는 확실히했습니다

성격이 불같아서 자기성질나면 아무것도 안뵈는 사람이니까
내가 비유마추는 방법도 자연스레 생겼어요
둘째아이 가졌을때
정리했을줄만 알았던 옛여자와 연락중인걸 눈치챘습니다
그여자한테 처음으로 태어나서
욕이란욕을 해봤습니다
나 정말 자존심도 없는 사람,바보 멍충이죠?
뭐가 아쉬워 그런여자와 싸우기까지 했을까요?
다음날 신랑이 들어와서 하는말
"니 남편 지갑뒤져서 확인전화까지 하냐?"
저 그랬죠
"여자관계로 배불러있는 마누라가 얼마나 충격받았을지
생각않고 첫마디가 그거야?"
앞이 아무것도 안보이데요
내가 하고싶은말 다했씀다 욕도하고 화가 풀릴??까지
미친척 소리질렀슴다
가슴이 뛰고 숨이막혀 쓰러지기직전에 있는나에게
그러더군요 그 여자에대해 함부로 말하지말라고, 착한여자라고..

보따리싸고 나올법도한데
친정집이 여러가지일로 여의치 않아
어디 도망갈때도 없고 미치겠더라구요
부모님 속상하실까봐 당시2남5녀의 막내딸이었지만
식구 누구한테도 쉬쉬하며 혼자 그렇게 삭키며 살았습니다
미운정이 더 지독한건지
이혼이란게 그리 쉽지도 않고
옛말에 애때문에 산다는 말이 실감이 나더라구요
내인생을 택하자면 애들 버리고
나올수도 있었지만
전 마음이 여립니다..
그래서 이 나이에 홧병이란말을 쓰긴 주책이지만
가슴띄고 멍해지고 어떻게 참지못할만큼 불안해지고
증세가 이상했는데 요즘은 포기해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가볍더라구요
옛날같으면 지금도 아마 울고있을텐데
요즘은 웬만한일에도 눈물나지 않습니다

애들이 어느정도 크니까
의지할데도있고 무엇보다 시부모님이 손주들을
예뻐해주시니 그것하나 위안이 됩니다
시아버님이 연세가많으신데도
아직까지 주사가있으신걸보면 신랑도 아주고치긴 어려울것같죠?
당신자식이 며느리한테 어떻게하는지도 잘모르세요
내가 힘들다고 부모님한테 걱정끼칠 생각은 없어요
친정이든,시댁이든..

작년엔가 말대꾸했다고 멍이들도록 맞았습니다
입술이 터지고 긴머리채를 질질 끌고 다니더군요
쓰러져 몸도 못가누고 하룻밤을 애들과 같이보냈어요
애들을 안고 밤새도록 울었어요
온몸이 결리고 아파서도 울었지만
이 아이들을두고 어떻게 떠날까
아니 데리고나가서 어떻게 살까..
그냥 눈물만 났습니다
친한친구에게 전화해서 펑펑울었죠
몇년이 지나도록 숨기다가 맞고산다고 첨얘길했죠
친구한테 벼라별소리 다들었습니다
지금 이글을 읽고게신분들도 저를 바보로만 생각하시겠죠?
너가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되냐고 울부짖었습니다
친구는 나에게 원망섞인말로 손가락질했지만
진심으로 저를 이해해주었습니다
(앞에서 안한 이야기가 많아요..책을 한권쓸만큼
사연이 너무도 많기에..)
왜 인정받지도 못하고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지를....

위로 시아주버님댁 그러니까 형님이죠
형님도 장난아닙니다
시어머니 시집살이가 아니라 형님시집살이해요
떨어져 사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돈필요하면 죽는소리하고, 해주면 그때뿐이고
명절때면 한두번 만나는데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지요
아래동서라고 여우짓한다고들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전 그러진 않습니다
참.. 복이 이렇게도 없나싶습니다

오늘 제가 왜이렇게 두서없이 글을써내려왔나 몰라요
사실 이렇게 살면서 그래도 참 행복하다고 느낄때도
가끔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좀더 낳아지겠지하는 맘으로
참으면서 이해하면서 살려고하는데
오늘은 너무 서럽더라구요
갑자기 제자신이 한없이 초라하더라구요
어제가 결혼6주년이었습니다
시간이 금방흘러 찌지고 볶고 어느새 6년이 지났어요
첨으로 둘만이 외식을하고 돌아왔죠
솔직히 참 기뻤어요
살다보니 이런날도 오는구나 싶기도 하구..
그치만 마음한구석이 아리더라구요
이렇게 뭘한가지 해주면
또 얼마나 큰소리치며 꼬투리 잡을런지 하는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아마 여러분 남편분들중에
술한잔드시고 집에 들어오셔서 기분좋게
허허 하시는분들의 아내께서는 저를 이해못하실지 모르겠네요
술을 먹고들어오나 싶으면
오늘은 또 애들을 얼마나 괴롭힐까
어떤욕을 할까
지금은 만성이되어 아무렇지도 안을것같았는데
아직까지도 불안합니다
바깥에서 사고도치고하니 맘 편할날이 없지요

지금까지 제 서툰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착한아이들이 좋은 환경속에서
잘 자랄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요

저는 슬플때 노래방가기를 좋아합니다
노래를 부르면 마음이 평안해지거든요
오늘따라 조 용필의 "상처"를 부르고 싶습니다
나를 아는 모든이들은
나의 웃는모습만을 바랄테지만
그들을위해 내자신 내가정을 위해
오늘 딱하루만 울어보고싶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항상그랬듯이 웃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