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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부모들.. 두번째


BY 포기한 아줌마 2001-04-18

우선 함께 맘 아파 해주시고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곳으로 이사와서 행복이란걸 느낀지
2년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부모나, 시누의 소식이
들려오면.. 며칠씩 가슴이 뛰고..울컥울컥
무언가가 치밀어 오릅니다.

여러분께 다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차마 너무 많아 말할 수 없으니...
답답합니다.

무릎꿇은 제게 , 자기들의 비인간적인
행동들을 모두 제 탓으로 돌리며
또 한번 친정 부모의
욕을 쏟아 붓는 시아버지를...
악마 같이 거만하고 오만하게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확인 사살을 하는 시아버지를..
용서할 자신이 ...
2년이 지난 지금도.. 생기질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
그런 사람들에게.. 아무런..응징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가끔씩..그걸 제가 나서서..
해야지..그런 무서운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저아님 아무것도 못챙기는,
남편과 제 몸을 빌어 태어난,
맑은 눈을 가진.. 한동안은 내가 보호해야할
어린것들이.. 제 발목을 잡습니다.

그 사람들은 언제쯤..
알게 될까요.. 조금이라도..
잘못한걸..그래서는 안된다는걸..

남편과 저는 시댁 가까이서
5년을 살면서, 그 당연한
사람이 지켜야할.. 낳아준 부모라도..
시부모라도.. 꼭 지켜야할
사람에 대한 , 기본적인 "예의"란걸
모르는 사람들이라는걸 알아버렸습니다.
5년동안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그 사실을 부정하면서.. 부정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우리 가정이 깨어져 가는걸..
아이 마저 다쳐 가는걸..

그래서 너무 힘든.. 인연의 끈을 잠시만..
놓아버릴 생각을.. 결정을.. 한겁니다.

시누이 함 받는날, 결혼식에
가식적으로 축하해줄 용기가 없어서
남편도 모르게 아이만 데리고..
숨어든 절에서.. 스님이 그러시더군요..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다고,
인-과-응-보
현생이건 전생이건.. 제 탓이란 얘기겠죠.

친정 부모도.. 시부모도..
제가 죄값을 치루고 있는거 였나요?

명절이면 가슴이 져며 오지만..
아이들이... 우리들을 믿어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가슴을 쓸어 내리고.. 웃습니다.

눈물이 나는 군요..
마른줄 알았는데.. 이놈의 눈물은 가물지도 않네요.

이젠 힘내서 살렵니다.
내 아이들이 저를..남편을..
부끄러워 하지 않도록..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부끄럼을 아는 부모로
노력하면서 살겁니다.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저처럼 바보같이 살지 마세요.
늘 행복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