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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남편분들은... 님과 같이 친정가면 남편이 가기 싫어하나요? 울며겨자먹기로 가시나요? 여자가 시댁


BY 산, 2001-04-18

전 남편과 별 문제 없지 잘 사는 2년차 주부입니다.
저희 시댁 부모님은 안계시구요 친정엔 아빠랑 친정오빠 둘이 산답니다.
보통 한달에 두번 정도 남편과 같이 친정에 가는데요... 친정에 가면 남편은 오빠 방에서 둘이 같이 종일 컴퓨터 오락만 하죠.
전 친정가면 청소하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아 혼자 바뻐요.
제 욕심으로는 아빠 혼자 심심할텐데 사위가 아빠랑 말 상대도 되 드리고 같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 욕심이니까 뭐라고는 못해요.
시골에서 할머니가 친정으로 40kg 쌀을 보내주시는데 아빠가 반을 제게 주시거든요. 쌀뿐 아니라 다른 생선이나 반찬되는거 많이 챙겨주세요. 엄마가 안계시니까 이래저래 많이 챙겨주실려고 애쓰시죠. T,T
이번에도 시골에서 쌀, 멸치... 등이 왔다고 가져가라고 주말에 아빠가 오라고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주말에 가자고 얘기하는데
토요일에 직장동료 돌잔치 갔다가 친정으로 가서 아예 자고 오자고 했더니...
"그럼, 저녁을 사야하는데... 돈이 많이 들겠네.."

이렇게 말하는 남편 너무 얄미웠습니다.
쌀이며 갔다먹는것도 미안한데... 솔직히 친정가서 맨날 얻어먹기만 하고 오면서 저녁 한번 사는게 걱정되서 꺼려하는 남편!
너무 기분이 나빠서 "뭘 한번 제대로 산적이 있다고 그러냐,,"했더니

솔직히 처가집 가면 불편한데 네가 좋아하니까 어쩔수 없이 같이 가는거다.
내가 뭐 안산게 뭐냐, 뭐 사고 쌀 가지고 올바에 돈주고 쌀 사먹는다
장인이 술마시고 "잘해라 잘해라"하는 소리 듣기 싫다.

이런 말을 하더군요.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저희 아빠가 술을 굉장히 좋아하셔서 술 드시면 말을 많이 하십니다.
저도 굉장히 싫어하고 짜증을 많이 내지만, 솔직히 남편은 처가집 가면 술을 안마시기 때문에 저희 아빠도 혼자 그렇게 많이 마시고 주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해라"라는 말 그냥 딸 내외 잘 살라고 하는 입에 발린 그런 말 아닌가요?
남편에겐 그 말이 정말 큰 부담인가봐요. 제 딴엔 잘 하려고 하는데 자꾸 잔소리하는거 같고.......

며칠전 시동생 상련례 자리에 갔다가 동서될 사람 친정 어머니가 절 붙잡고 자기딸은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자랐다고 할 줄 아는것도 아무것도 없고... 아무튼 잘 봐달라고 애원(?)을 하시더군요.
저도 "잘해달라"는 그말 잘 해주고 싶어도 그렇게 절 붙잡고 얘기하니 잘 해주고 싶지 않더군요.(이게 무슨 심보인지....)

남편이 이 얘기를 빗대어 장인이 자기한테 "잘해라"하는 말 제일 듣기 싫대요.
저 어쩌죠? 그렇다고 아빠한테 사위한테 "잘해라"라는 말 부담스러워 하니 그만 하시라고 얘기해야하나요?

결혼식 끝나고 남편측 식대가 모자라 저희 집에서 일단 급하게 150만원 빌려서 식대를 치르고 저희는 신혼여행을 갔다왔어요.
솔직히 150만원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돈인데...
저희 결혼 2년 동안 그 돈 갚을 수 있었습니다. 오해 할까봐 갚자고 말도 못꺼내겠고 아빠가 돈 갚으라고 말하시진 않지만 제가 죄송할 따름이죠. 남편은 잃어버린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말도 없고...
며칠전 제가 얘기를 했더니 걱정말라며 이자까지 쳐서 갚는다고 하더군요. (삐졌더군요)
전 그래요.... 돈의 액수를 떠나서 그런 돈일 수록 더 빨리 부인이 신경 쓰지 않게 갚아야 되는거 아닌가요?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작년에 저희 가게 내면서 친정에서 보증도 서주시고,
남편은 아직 모르지만 이번에 시동생 결혼하는데 저희 집을 팔아야 하거든요 아빠가 집 팔면 힘들다고 시동생 결혼비용 천만원을 빌려주신다고 하셨는데... 이런 얘기 이젠 남편한테 하기 싫네요.

남편이 자기가 왜 처가집 가는게 부담스러웠는지 알겠다고 빨리 그 돈(150만원)부터 갚아야 겠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갚을 맘이 없어서지 왜 못갚았겠습니까?
제가 150만원 얘기 꺼내는건 치사해 보이고 자기가 안갚는건 안치사한가보죠?

남편 입장에서는 더럽고 치사해서 처가돈 안쓴다! 이런 식이고...
전 처가고 시댁이고 어디든... 어려울때 빌려 쓸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지 빌려 썼으면 상대가 말하기 전에 먼저 빨리 갚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휴~ 이런 얘기로 싸우기 시작했는데........ 전 솔직히 남편 앞에서 아무말도 못했어요. 울기만 했죠. 바보처럼....T,T

남편은 참 말도 잘하고 제가 말로는 당해내질 못하겠어요.
워낙 말재주도 없고.... 울기만 하는 저로서는.....

제가 좋아하니까 어쩔수 없이 처가집에 가는거라는 말이...
참, 한숨만 나오네요.

여태까지 얼마나 가기 싫은거 억지로 다녔을가 생각하니...

저 혼자 방에가서 소수 한병 다 마시고...(술 입에도 못대는 체질)
거의 기절했죠.
남편이 보고 놀래서 .... 그 이후는 말 못하겠구요...
암튼 남편도 미안했는지 잘 해줍니다.
저도 잘 하구요.

근데 이 응얼이진 마음은 어떻게 해야하죠?

'잘하라'는 말.........

제가 시어머니한테 매번 들었어도 싫었겠죠?
아빠한테 어떻게 해야하죠?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