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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한판 붙었어요


BY 왕짜증 2001-04-25

어제 아침에는 남편이랑 하판 했답니다
조그만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데 출근해보니까 아침부터 뽕짝음악을 틀었드라구요 거기부터 기분이 팍 상해서 아침부터 음악은 무슨 음악이냐 사무실을 놀자판으로 만들참이냐 하면서 큰소리 높여가며 상식이 어떡구 기본이 없느리 해가면서 싸웠습니다
요즘은 남편이 정말 밉구 목소리도 듣기 싫어졌어요
결혼 7년찬데 벌써 권태기가 오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했지만 가족은 항상 뒷전이고 자기 볼일만 챙기고 애들이 아파도 지나는 말로 애들은 괜찮은지 묻지도 않습니다
자기네 먹자계하는 날이면(참고로 먹자계를 일주일에 한번씩 함)이번엔 뭘 먹을까 그따위 고민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영양실조에 걸리기 일보직전인데 자기배에 기름기만 흐르면 다라고 생각하는지 정말 한심하고 구역질납니다
하루는 아이들만 데리고 갈비집에 갔어요 그런데 아이 둘이서 얼마를 먹었는지 아세요? 둘이서 4인분을 먹더라구요
어찌나 미안하고 눈물이 나던지 애들한테 정말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은 빼버리고 한달에 한번씩 고기를 푸짐하게 사주려고 합니다 오늘도 사무실에서 내일 먹자계 먹을걸 고민하고 있더라구요
속에서 부글부글 거리는 것을 꾹꾹 참았습니다
이런 남편을 믿고 남은 시간을 함께 하려니 깝깝합니다
아이들 챙기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아이들에게 아빠를 존경하라고 할수가 없더라구요
지금 우리는 냉전중입니다
생각같아선 땡 종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