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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못하는 딸래미@@@@@


BY 바버 2001-04-26

갑지기 2년전 우스운 일이 생각나서....
전 결혼한지 2년 됐구요 시집오기전까지 제대로 밥한번 해본적이 없었답니다.
양말은 커녕 속옷한번 제손으로 빨아 본적 없었죠.
항상 울 엄니가 내가 자식 잘못키웠다고 하시는데 지금은 잘하고 있슴다.
요리에 관한 얘긴데요....
결혼을 한달여 앞둔 2년전 제나이 26살때죠.
울 엄니가 속초에 볼일이 있어 한 일주일 가계셨거든요.
아빠 밥 잘챙겨 드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가셨죠.
겨울이라 밥을 이틀치 정도 해놓고 반찬이며 국도 끓여 놓으셔서 며칠을 그걸로 때우다 삼일쯤 되는날 드디어 밥이랑 국이 떨어진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게 아빠께 시집가기전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 손으로 흰쌀밥을 지어 드리기로 했죠.^^
생전처음 압력솥에 밥을 해본지라 좀 걱정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칙칙소리나서 불을끄고 10분뒤 뜸이 들었겠다 싶어 뚜껑을 열었더니.....
이건 밥이 아니라 죽이 된겁니다.
세상에 질척질척...도저히 밥이 라곤 할수없는...
우리아빠왈...
압력솥은 물많이 넣으면 질어 지니까 물 조금만 넣어라.
그래도 아빤 진거 좋아하니까 맛있다.
전 못먹겠더라구요.
차라리 죽이면 모를까 무슨 찰떡 먹는것 같아서...
그러구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이번엔 물을 진짜 쪼금 넣구 밥을 했습니다.
슈퍼에파는 스프들어 있는 오뎅으루 국까지 끓여 넣구선 지금의 신랑인 **한테도 자랑스럽게 전화했죠.내가한밥 먹으러 오라구....
기대를 하구 밥뚜껑을 열었습니다.
아니 왠걸....
또 죽이 아니 떡이 되어 있는겁니다.
아빠는 여전히 맛있다고 드시구 우리 신랑은 암말두 못하구 먹구...(우리신랑은 꼬들꼬들한 밥 좋아 하거든요...)
우띠...저녁엔 신경써서 물 조금만 부었는데...
내일 아침엔 냄비에 해봐야지...
하지만 다음날도 마찮가지였죠.
엄마가 오기 4일까지 우린 떡밥을 먹었답니다.
휴....드디어 엄마가 오셨죠.
엄마!압력솥 고장났어.밥만하면 떡이 돼!!!!압력솥 새로 사자.패킹이 늘어나서 그런가?
울엄마 압력솥 보더니 하는말....
야! 너 왜 밥을 찹쌀로 했냐?너는 찹쌀이랑 쌀이랑 구분도 못하냐?
띠용!!!!
이런 그럼 이제껏 내가 밥한게 찹쌀이었단 말인가....
그것도 모르고 우리아빤 압력솥이 원래 찰지다고 계속 물 조금 부으라고 그러고....
그래서 난 물 거의 않붙고 밥 했는데....
그날이후 난 찹쌀과 그냥쌀을 구분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 겨울엔 우리 신랑이 김치만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첨으로 만두를 만들었다.
소고기 돼지고기 반씩 넣고 숙주에 당면에 김치에...파도 총총 썰어 넣고....
그러곤 신랑이랑 예쁘게 만두를 빚었다.
내께 이쁘네 네께 이쁘네 해가며....
만두를 채반에 얹어 삶고 드디어 시식을 하려고 뚜껑을 여니....
이론...2년전 찹쌀로 한 밥모냥 또 떡이 된거다.
울 신랑 숟갈로 간장뿌려 퍼 먹었다.
울엄마한테 전화 했더니....
야!!!!만두속 꼭 짜서 넣냐? 만두 빚기전에 속을 꼭짜야지 질척거리지 않지....
이젠 만두도 떡 않되게 잘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