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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문제 끝이 없다" 글 올렸던 접니다


BY 비 2001-05-02

여기에 글 올리고 나니 속이 좀 후련했습니다
예상외로 많은 님들이 읽어주시고 답글을 적어주셔서 힘이 나더군요
사년여를 연예하고 일년하고도 반을 살았건만 제 맘을 이해못하는
남편보다 님들이 저를 더 이해해 주시니 여자 맘을 아는것도 여자
인가 봅니다
그런데 저와 남편은 아직입니다..
아니 오늘 아침 남편이 써논 글을 읽고는 이런 사람과 정말 살아야
하나.. 의구심이 듭니다
저와 시댁일로 싸우고 나면(다른 일로 싸운적은 없습니다)남편은
자기 심정을 적어놓는 버릇이 있습니다
좋게 말해 버릇이지 글쎄요 그 치밀한 성격에 두고두고 새겨두려는
심보는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제가 했던 말, 행동 일일이 적어두니까요)
어떤 님께서는 제 진심을 적어 편지를 써보는게 어떻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이전 싸움에 눈물로 쓴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보기에 기분
상할 내용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제 마음이 담겼고 나쁜 의도를 가진
적은 없었으니 이해하고 잘 살아보자는 내용이었지요
근데 남편은 무반응이었고 여느때처럼 제가 대화를 하자고 하니 남편은
정말 타고난 논리나 이성으로(그렇게 이해하려고 해도 힘들텐데..)
자기쪽으로 이해하면서 이따위 편지가 뭐냐며 저를 기막히게 했습니다
여전히 며느리의 도리가 어떻다느니 누구 부인은 어찌어찌 잘하는데
네가 그러기나 하느냐며.. 암튼 정말 화해가 아니면 이혼까지 할
생각으로 대화를 시작했지만 결국 제가 이러이러한 부분은 미안하다
하지만 당신의 오해이기도 하니 안 살꺼 아님 그만하자 해서 끝냈었죠
그러니 제 진심이 가슴보다는 머리로 이해하고 사는 제 남편에겐
소용이 없습니다.
그때 그 싸움뒤에 남편이 써두었던 글과 제 편지를 합의하에 ?었습니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니 찢고 잊어버리자구..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자고..
그런데 이번 싸움 뒤에 오늘도 아침을 차려도 먹지 않고 출근하는
남편을 보내고 혹시나? 그래도 설마?? 하며 늘 적던 노트를 펼치니..
님들!! 이럴수 있는 겁니까?? 물론 더한 남편도 더 기가 막힌 사연도
많지만 점점 강도가 세어지는 나에 대한 원망과 이번엔 욕까지 써놨더군요
어찌보면 부인이 얼마나 부족하고 시댁에 못했으면 남편이 그랬을까?
하고 생각할 님도 있을지 모르나 전 객관적으로도 입장을 바꿔 여러번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치밀하고 집요한 남편을 감당하기가 버겁습니다.
신혼초에 뜬금없이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게 어떻겠느냐고 묻는 남편에게
별 뜻없이 어머니 성격을 알기에(시어머니라고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십니다) "며느리 직장생활하면 살림까지 떠맡아 하시니 도리어 힘드시다고" 그 한마디 했다가 싸움때만 되면 삶아먹고 볶아먹고 지져먹으려고 듭니다
며느리 직장생활하면 시어머니가 살림해야 하느냐? 그따위 사고방식
이라니 뭘 보고 배웠느냐? 병든 시부모 두고 그게 할 소리냐?
(제 주위 사람들 시부모 혈색 좋고 좋아보인다고 합니다 물론 연세가
있으시니 건강하지야 않으시죠 그래도 저희 어머니 시누형님 애 둘다
키우고 계십니다)등등..
아무리 당신 생각하는 그런 뜻으로 한 얘기 아니니 오해 풀어라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하다 번번히 싸울때마다 들고 나오는 얘기라
그때마다 맘 풀라고 해도 역시나 글에 어김없이 적혀있으니 그 집요함에
헛웃음만 나오더이다
저희 시아버지 며느리 사위 옆에 있어도 어머니 물음에 묵묵부답
조금만 언짢아도 방문 꽝꽝 닫으시어 가족들 긴장시키시곤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어머니만한 부인 없으실텐데 뭐가 그리 미우신지..
그래도 저는 두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삶이시니 달리 불편하게도
생각지 않고 치우지지 않게 잘해드려야지 합니다.
근데 문제는 저의 남편이 그토록 싫어하는 아버지를 닮은것 같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합니까?
싸웠으면 대화해서 풀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입 꽉 다물고 싸늘한 표정
지으며 각방을 쓰고 방문을 꽝꽝 닫으며 옆에 사람 마음 졸이게 하니
것두 모자라 노트에다 이젠 욕까지 쓰니 정말 미칠지경입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고 두고두고 되새김질 하며 저를 미워하는지..
남도 아닌 부부가 오히려 큰 잘못을 해도 감싸고 이해해주는게 부부일텐데
시부모께 자기 성에 차지 않게 한다고해서 절 그렇게 원망해도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네가 효부라도 되냐?라고 성을 내는 남편!!
정말 숨이 막힙니다 시댁문제에 시부모가 아닌 남편때문에 힘이 드니
이런 경우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