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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가 드디어 왔다...


BY 집에 가기 싫다.. 2001-05-02

어제 드디어 시누이가 짐을 싸들고 울 집으로 들어와써여...
울 시어머님이 당당하게 데리고 와써여...
나이는 40을 바라보고 아직 시집을 안 갔죠.
시집은 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죠.
시아버님 방하나, 시어머님,시누이 방하나, 울 부부 방하나...
울 애기 이제 조금 있으면 태어나는데...
조그만 아파트(18평)에 6이 살려니... 아득합니다.
전 5월중에 이곳을 그만두고,
아이 낳고 9월에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죠.
그때까지 집에서 칠순이 훌쩍 넘으신 부모님,
백수에 노처녀인 시누이,
배불뚝이 저... 이렇게 뒹굴러야 하는데.
울 남편 몇달이지만 참 힘들거에요.
울 남편 월급으로는 생활을 못하거든요.(월 80)
성격도 내성적이고 표정도 침울한 시누이랑...
제가 잘 살 수 있을까요?
남편이랑은 합의를 봤어여.
6개월 후까지도 저러고 그냥 계시면 우리가 분가하기로요.
설마 오진 않겠지... 그랬는데...
덩그러니 짐 두개 들고 어머님 방에 들어가서는 나오질않아요.
표정이 어쩜 저렇게 침울한지 웃으며 인사를 해도 대답도 하지 않고,
눈도 안 마주치고...
절대 미안한 표정이나 느낌을 갖는거 같지는 않아요.
어제도 저녁에 외식을 했는데 저한테는 눈길 한 번 주질 않네요.
남편이랑 어머님이랑만 얘기하고...
저녁에 어머님이 체한 것 같다고 하니까 남편이랑 누님이
어머님 방에 들어가서 약드리고 바늘로 손가락 따드리고...
제가 들어가니까 저보고 나가라네요.
나가서 뜨거운 보리차나 가져오라고...
한달정도 못본사이 시누이가 엄청 말랐더라구요.
나름대로 신경이 쓰였나봐요.
그런 모습을 보니까 땍땍거리고 싶던 마음이 조금 수그러들길래
남편한테 시누이 맘이 너무 닫힌 것 같다고 어떻게 풀어드릴까했더니
보약이랑 정장 한 벌 해드리자고 하네요.
나아쁜...
울 애기 태어날때 쓰려고 돈 모아둔 것 밖에 없는데
보약이랑 정장 사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
이번달엔 내 월급도 없는데...
오늘은 또 고기 구워 먹자고 합니다.
나 임신하고 고기먹고 싶어서 조르면 그제서야 사주고,
내가 워낙 튼튼하긴 하지만 보약해줄까 한번이라도 물어보지도 않고.
어제는 외식, 오늘은 고기... 내일은 뭐?
그래도 누나니까 해주고 싶은 마음... 저도 이해는 하죠.
하지만 40이 다 되도록 돈 한 푼 없고, 시집 갈 맘도 없는 시누이...
이해가 가질 않고,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남편은 미안하다고 전화까지 해서 애교를 부리지만
오늘은 정말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요.
6개월 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무래도 저희가 분가하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기회가 좋을 수도 있는데...
제가 정말 속상한 건 비관적이고 침울한 시누이의 모습이에요.
참 답답하겠다... 보는 우리도 이렇게 답답한데.
제가 자꾸 말을 걸어서 친해져야 할까요,
아님 저대로 풀어지게 내버려 둘까요?
저랑은 10살이 넘게 차이가 져서 공통점은 없는데...
머리속이 정말 속상합니다.
우리 집 식구들 모두 시누이 눈치를 봐야한다는 사실때문에...
진짜 오늘은 친정가서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