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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찹한 기분에 ...


BY 그냥 2001-05-04

비도 오고..
옛날에는 비오는 날이 그리 좋았는데, 비오는 날을 좋아한 탓인지
나에게는 가혹한 일만 생기고...
그리고, 지울수 없는 상처...
사랑해서 주위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했는데,
결혼 1년 반만에 남편의 외도...
것두 우리 이쁜 딸 낳고 산후조리할 때...
미친 듯이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하고 악으로 버티었고
그 탓인지 몸도 예전같지도 않고...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자긴 바람피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나랑 우리 딸 먹여 살리려고 하다가 이렇게 됐다나.
미친 넘.
그 놈의 돈.. 사업 한답시고 하다가 자금 모잘라 돈 빌려주는 여자랑 벼락맞을 짓이나 하고...
지금은 끝났다고는 하나, 끝났는지 어떻는지 내가 알게 모야
그냥 기분이 착찹하다
첨에 당장 이혼 생각을 했는데, 한 2년만 더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왜?
홀로서기를 해야 하니까 (돈이 없어 위자료 한푼 못 받을 거 뻔한데 딸이랑 행복하게 살려면)
이 상태로 이혼하면 내가 억울하니까...
또, 혹시 섯부르게 결정할까봐...
그냥 남편에게 신경끄고 그냥 내 할 일만 하고 살려고 하는데
것두 잘 안된다.
그 상처가 자꾸 날 아프게 한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한 내 심장을 내가 도려내고 싶은...
배신...
더 이상 사람을 믿을 수 없게 한다.
그냥
허무하다
나에게 잘 해줄려고 하는 남편을 봐도 그게 거짓처럼 느껴지고
가식처럼 느껴지고...
우리 이쁜 딸 보면 가슴이 환해지면서도 불쌍하게 느껴지고...
모르겠다.
난 그냥 살고 있다. 아니, 열심히 살려고 노력 중이다.
멋진 내 일도 찾고...
근데 가끔 비가 오는 날이면 내 결심이 무너진다.
자꾸 상처를 건드린다.

비오는 날.
그냥 착찹한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