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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경우일까....


BY 다른 사람들 2001-05-04

늘 너무나 다른 시댁과 친정 사이에서 갈등이 많았습니다. 나 자신도 적응이 안되었고 이해도 안되었고 두 집안 사이의 중간역할도 좀 힘들었습니다.
친정은 좋은말로 경우와 예가 바르나 좀 까다롭고, 시댁은 좋은 말로 편하나 좀 무경우합니다. 두 집안은 극과극의 문화를 가지고 있지요..

제가 사는 집은 본래 어머님 집으로 살림이 어려운 형님(시누이)이 사셨었지요. 형님의 사업자금도 어머님이 대주셨구요..그러다 사업이 완전 망하고 어머님께 타격을 많이 끼쳤고 때마침 우리의 결혼이 있어 현금이 없는 어머님의 뜻으로 형님 내외는 집을 비워줘야 했습니다. 그러니 그 형님눈에 제가 미웠겠죠..결혼전 저만 불러 가까이 살면서도 서로 다니지 말자고 하데요..전 암말 안했죠..신랑에게 그런말 한것을 말하지 말라기에 정말로 최근까지 말안했어요...그리고 그냥 안다닌것도 자주 다닌것도 아니게 그렇게 지냈습니다.

형님이 이사가시면서 평수를 줄이다보니 저희 방 하나에 짐을 모아 두시고 갔죠..그리고 몇년이 흘러 전 출산을 앞두게 되었고 형님은 저희 와 같은 평수의 집으로 어머님 도움과 빌린돈으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친정과 제 생각엔 적어도 애를 낳기 전에는 방을 비워주는 것이 경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생각은 없으신거 같아요..어쨌든 제 출산후 한 1주일 후면 이사를 하실거 같은데 아마 제가 산후조리 하는 동안 짐을 빼실거 같네요...
근데 제 생각에는 집에서 엄마가 오셔서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짐을 빼가는 것은 경우가 아닌것 같습니다. 몇년 동안 쌓인 먼지의 짐들을 신생아 앞에 놓고 저라면 빼가지 못할것 같고 더군다나 그렇게 짐을 빼가면 안그래도 몸조리로 힘들 엄마가 다 치워야 겠죠...
이런 제 생각이 너무 까다로운 건지요...분명 이사갈때에 짐을 가져가려 할텐데 좀 나중에 가져가시라고 해도 되는건지 그냥 가져가시게 해야 되는건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친정엄마는 이미 불쾌해하는 상황이구요...

신랑이 몇개월 회사를 쉬면서 경제적으로 엄청 어렵습니다. 그런 와중에 집안에 누수공사를 하게 되어 어머님께 도움을 요청했죠. 전에 저희도 꾀 많은 돈을 드렸었거든요...도움은 주시겠으나 좋지 않은 내색을 하시더군요...사실 우리 어머님은 엄청 구두쇠셔서 첫손주 보시는 일에, 아들이 이제 막 첫월급을 받아 아직 너무 어려운 이시기에 얼마나 도움을 주실지 모르겠어요...딸에게는 덜하시면서도 이상하게 아들에게는 의지만 하려 하시지 도움주시는 일에는 매우 인색하시거든요...
어머님께 물론 기본적으로 의지안하는 것이 옳지만 지금은 어쩔수없는 상황이고 어머님께 벅찬일을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첫손주를 보시면서도 관심없는 어머님...너무 서운합니다. 손녀라서 그런가...도대체 병원비도 없는데 어찌 출산을 할지..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