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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배신이란 이런것일까요?


BY 배신당한 여 2001-05-05

주체할 수 없는 이 심경을 어딘가에 쏟아놓아야한 했습니다.
...

우리는 부모님의 엄청난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을 했죠.
2년여 가까이 전 엄마랑 원수지간처럼 싸우며 서로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며 피터져라 싸웠습니다.
둘 다 보통고집이 아니었죠. 부모가 진다고,,, 결국은 저의 엄마가 지셨죠.
그렇게 결혼을 하고 남편은 미국에 저는 한국에서 혼자 며느리역할 하면서 살았습니다.
유학가기전에 만나서 유학도중에 결혼을 했죠.
예정대로라면 결혼후 약 6개월정도면 모든 것이 끝나고 우린 합칠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1년 6개월이 지연되어 그렇게 세월을 보냈답니다.
시어머니 문제로 다투면서 문제의 발단은 시작되었죠.
전 이렇게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이러다가 오해가 풀리면 자연히 괜찮아지겠지란 생각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나름대로 대화해 볼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했죠.
남편은 철저하게 저를 무시하더군요..
무서울정도로,,,
우린 이런 문제가 있기전까지 정말 가슴절절하게 애틋하였습니다.
(저만의 착각이었을까요?)
지금으로 부터 15시간 전 국제전화로 최후 통첩을 받았습니다.
저와 화해할 생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기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든지 죽든지 2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하겠다고 하는군요.
원래는 이 사람이 불교였는데 기독교로 개종을 하고 세례를 받고 앞으로의 삶은 선교활동을 하면서 살겠다고 하는군요. 오지같은데 가서,,,
저보고 이 말을 믿으라구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시댁식구 문제로?
극복해 볼려고 노력해 보지도 않고,,,?
평생 결혼 안 하고 살거래요.
자기는 나에게 짐만 될 뿐이라고, 자기가 욕심이 과해서 나를 차지했다고, 더 늦기전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세상에 이런 거지깽깽이 같은 말을 만인앞에서 한 약속을 깨는 변명으로 한단 말인가요?
결혼 이후로 남편은 저희 엄마,동생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늘 꽁해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내앞에서는 이제 다 풀어졌다고 하구선..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믿어본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한테 전 이러한 철저한 배신을 당했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갈등의 문제(제가 생각할 땐 미미했음)를 이혼의 사유로 내세우다니,,,
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을것 같은데 정말 감이 안 잡힙니다.
여자문제? 종교에 광적으로 빠져서?
이것 또한 내가 아는 남편의 성격상 얼렁 짚이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제 미국 연락처도 없어지고 이사도 갈 거고 한 달여간 여행을 한 후 6월경에 한국에 들어와 모든 가족들에게 최후 통첩을 한 뒤 또 다시 떠난다더군요,어딘가로.
설사 저에게 큰 잘못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세상에..저에게 일말의 기회는 줘야 한 때 눈물나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마지막 예의가 아닌가요? 세상에 피한방울도 안 들어갈 정도로 얼어붙어 있더군요.
저에게 존댓말을 꼬박꼬박 쓰면서,,,
벽에 걸려있는 웃고있는 결혼사진을 도저히 볼 수 가 없어서 모두 다 떼어냈습니다.
이젠 정말 정리를 해야하는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금 사는 이 흐름한 아파트는 제 돈으로 장만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남편으로 받은건 아무것도 없군요.
유일하게 받은 '사랑'은 이제 물거품이 되어 버렸으니...
이 사실을 시댁에서는 모릅니다.
자기가 얘기를 할 때까지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과연 남편이 시키는대로 그대로 두고 보고만 있어야 하나요?
...
남편의 친구는 이것이 단지 충격요법일 거라고 하네요.
세상에 충격요법을 이렇게 하나요?
남편이 미치지않고서는 이럴 사람이 아닙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남편은...
아니면 철저하게 가장한 위선자였든지.

아~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합니까?
우리 엄마에게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고 회사에는?,친지들에게는?
세상이 두렵습니다.
그토록 믿었던 제2의 인생이라고 믿었던 남편에게서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되지요?

저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온 몸이 불덩어리로 이글거리고 있습니다.

서른 훌쩍 넘어서 한 결혼이 이렇게 철저한 배신으로
다가오다니, 결혼이란 허울만 썼지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한채 말입니다.
너무도 억울하여 화병이 날 것 만 같습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