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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닌데....


BY 가을이 2001-05-07

어제 남편과 모임에 갔다오면서 생각난김에 얘길했어요
어버이날 아침에 일찍 밥해놓을테니 어머니하고
셋이서 아침먹고 출근하자고

둘다 맞벌이에 제 출근지가 멀어 항상 먼저 나오고
남편은 한잠을 더 잔 후에 일어나도 되니까요

남편이 그러더군요.
자기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잠이 모자라 하루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둘이서 아침해서 먹으라구요.

그래도 기분나쁘지 않게 얘길했어요
그래도 어버이날이니 함께 먹는게 낮지 않냐구요
남편이 하는말 평소에 잘해야지 어버이날이라구
수선뜨는 사람들꼴 못본대요.

너무나 기가 막히더군요. 화난김에
'그래 난 평소에 못하니까 어버이날이라도 잘해야한다.'구요

남편왈
'니 생각이 그러면 아침에 밥을 해서 먹던지 뭘하던지
너나 잘하면 되지 않냐구요. 왜 나까지 잘하라고 하냐구요'

제가 그랬죠
'결혼하고 시집에 들어와 산다고 자긴 자기 집이니까
자기 어머니니까 아무렇게 해도 되고 이해가 되니까
니 할 도리는 니 알아서 하란말이야'하구요

저 친정부모님 안계시거든요. 제가 그랬어요
'장인.장모 없어 다행이지. 수선뜰기 싫어 어쩔뻔했냐구요'
그러니 '계신다면 자긴 또 해야 한대요'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 사람인지....

사는게 안그런가요. 별날 아니지만 ..
우리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들 살고 있쟎아요.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님 챙겨드리고 가족들 얼굴한번
더 보구 뭐 그런거지요.

근데 그렇게 언성을 높이다보니
남편이 또 욕까지 섞어가며 하는데
하지 말라고 하니까 욕 안나오게 나보고 잘 하라는 겁니다.
그것도 7개월된 애기 앞에서 제가 그만하자고 했어요.
아무리 어린 아이지만 다 안다고들 하쟎아요.

싸우는것도 조금씩 지쳐가네요.
남편과 싸워 이기기도 쉽지 않구요.

오늘 아침에 오면서 그런 생각 했어요
제가 늦게 출근하고 같이 밥을 먹는걸로...
근데 이렇게 생각하니까 결국 남편에게 진것같아
남편 생각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바꾸지도 못한것같아
속이 상하더라구요.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구요....

모르겠어요...

다들 내일 하루라도 효도 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