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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오늘도 혼자서 시댁에 갔다.


BY 가슴 아픈 아줌마 2001-05-08

어버이날 우리 신랑 혼자서 시댁에 갔다.
가끔씩 그가 안스럽다.
인정도 안해주면서 뭔가 뜯으려고만 하는 자기 부모, 동생 힘들게
돈 버는거 알면서 감나와라 콩나와라 하는 형제들.
싫으면서도 우리 신랑 자기 할 도리 하러 간다.
결혼후 하루도 쉬지 못하고 힘들게 일하면서 살던 우리에게
자기네 ?아다니면서 형님대접 안해준다고 사사건건 트집잡던
형, 그리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형수 자기보다 더 배운게 죄인가
억울하면 지도 대학가지. 지 대접 자기맘에 안차게 한다고 배운티
내는 거란다. 그것도 앞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말 못하고 뒤에서 쑥덕쑥덕. 남들 앞에서는 천사도 그런천사가 없는데 뒤는 구린거 일색.
장사해서 현금이 잘 돈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두번씩 모이던
가족행사에는 꼭 우리가 당연히 돈내는줄 알고 있는 시집나부랭이
동생 돈 좀 버는것 같으니까 배아파서 매번 왜 나만 못사냐구
투덜대는 그 못난 형,
못사는 것 같으면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살지 그러냐구
몇번이나 말해주고 싶은걸 참으면서 살아왔다. 자기네는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지 않았냐구 말해주고 싶었다. 그래도 참았다.
왜냐구?
별난시집이라 시집와서 나때문에 말생기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못사는 자기 집에 돈나올 구석 있으면 똥이라도 핥을 듯이
박박 기던 그 형, 그리고 그 여우같은 형수
막상 이제 한푼 나올거 없는 거 알게 되니까 안면깐다.
그렇게 지 부모한테 잘 해주고 살거라고 큰소리 땅땅치던 인간이
이제는 생활비는 고사하고 잘 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우리시아버지 비굴해서 그 아들한테 한 마디도 못한다.
왜냐면 뻔하지 않는가.
우리한테는 하나도 해준게 없기 때문에 해준거는 고사하고
손해만 입히고 자식가슴에 여러차례 대못을 박은 사람이기에
그 못난이 형을 잡으려고 하는거다.
자기의 노후 때문에 여우같은 노인네......
어찌 생각하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우리가족한테 한 걸 생각하면 몇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가슴이 뻐근하고 우울해진다.
우리 신랑
불쌍한 우리 남편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해서
우리는 이제 좀 기반은 잡았다.
정말 어찌 그런 부모밑에서 우리 신랑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었을까.
난 시집과 인연끊은지 오래이다. 더 이상 같이 있다가는 내가
돌아버릴것 같아서........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우리 신랑은 때마다 거르지 않고 시집을 간다.
그리고 매달 생활비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드린다.
바빠서 하루나 이틀 늦었다면? 후후 물론 우리 신랑 가게로 찾으러 온다. 빚 받으러 오는것 마냥.
오늘도 우리신랑 시댁에 갔을 것이다.
때가 되면 내가 가라고 이른다
우리 신랑 아직도 내게 미안해서 대답을 못한다.
그렇지만 난 그 사람이 시집에 간 걸 알고 있다.

그래 당신이라도 해.
당신부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못된 부모도 부모기에 나중에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가장 인간적인 당신
그런 가족속에서 용캐도 인간의 도리를 지켜온 당신
그런 당신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