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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렇게 살바엔....


BY 한심녀 2001-05-13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따스한 오후 봄 햇살에 이렇게 침대위에 누워있는 내가
정녕 살아있는 생명체란 말입니까
거실에는 두아이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릴뿐입니다
무능력한 남편이 싫더니 이젠 나의 분신인 두아이 까지 싫습니다
편식하는 아이 옆에서 신경전 벌이는 것도
색깔맞혀 옷 골라주는 것도 이젠 암 것도 하기싫어요
매일 가게나가 남편 일 돕지만 물건 하나 겨우 팔면
나가는게 더 많으니 생활비는 당연 받질 못 합니다
하지만 안 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루하루 지탱해 나가는 유일한 곳 이니까요
수중에 돈이 없어서일까
아님 우리에게 비젼이 없어서일까
난 하루하루 시든 꽃 마냥 생기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나도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학원도 보내 주고싶고 풍족하지는 못해도
냉장고에 반찬거리 먹을 만큼 넣어두고 싶습니다
남편은 생활비는 항상 뒷전이고 거래처 가 우선입니다
난 항상 이웃이나 친정에게 손을 벌리며 한심하게 삽니다
남편은 이런나를 당연하게 생각 합니다
하지만 이젠 싫습니다
내 나이 30중반 언제까지 이런 구차한 삶을 이어가야 할지..
생활 어려워 이혼하는 부부들 속으로 욕했는데
이젠 이해가 됩니다
자기는 괴롭다고 매일 술 마시고 내가 돈 좀 달라하면
내가 돈이 어딨냐고 합니다
식당에서 접시를 닦더라도 돈 만지며 살고싶습니다
가게 안 보고 일하러가는 날 보고 욕 하더라도 난 할겁니다
이혼 하는 한이 있어도
남편을 날 창살없는 감옥에 가두고 날 혹사시킵니다
난 정말 이쯤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창살밖의 세상이 얼마나 따사로운지 경험하고 싶습니다
혹 나처럼 사시는 분 어떻게 이겨냈는지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