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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남편*


BY 뚱아 2001-05-13

한달 내내 제날짜에 들어온 적이 없다.
아침에 출근하면 꼭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들어와선 담배냄새 풀풀 풍기면서 그 더러븐 손 씻지도 않고, 양말이며 옷만 훌라당 벗어놓고는 침대에 벌렁.

그래도 가족들 벌어먹이느라고 고생하는구나 싶어서 암말않고, 이해해 주려고 했었다.
근데, 해도해도 너무하지.
이눔의 남편이 쉬는 토요일인 어제도 약속이 있다고 아침 댓바람부터 나가더니만, 집에 잠깐 들어와서 저녁만 먹고, 또 가봐야 된다면서 옷을 입네!

얼마나 신경질이 나던지, 나가기만 하면 가만안둔다고 소리를 질렀더니 글쎄.....소파를 발로 팍 걷어차잖아!
소파 위치가 바꼈다.
한번 더 차보라고 소리 질렀더니, 두번이나 더 찼다.

에라...신경질 나서 너두 하는데, 나라고 못하냐 싶어서 버란듯이 탁자를 발로 걷어차서 엎어버렸다. 그 위에 있던 유리컵이 산산조각이 났다.

이번엔 이남자가 쿠션을 집어들어니, 바닥에 확 집어던지는게 아닌가!
눈하나 깜짝안하고 있었더니, 혼자 씩씩 거리다가 나한테 와서는 화내지 말란다..손가락 하나도 내 몸에 대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 옷을 입고 그래도 나가봐야 한다고 나가버렸다.
술자리가 있다나....
오늘도 또 나갔다.
오늘도 친구들 만나서 아침에 운동하고, 저녁에 식사하고 들어온다고.

참으려고 해도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한달이다..한달!
그전엔 안그랬나? 결혼하고 이때까지 계속이다...계속!
나는 집지키는 똥개다.
지 밥차려주고, 옷다려 입히는 식모다.

자기가 내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주말에는 아니 한달에 두번만이라도 나하고 시간을 보내야 할게 아냐!
주중에는 일한다고 늦고, 주말에는 친구들이나 거래처 사람들하고 약속 꽉 잡아놓고.. 내가 똥개냐?

친정에 간다고 해도 자기 밥줘야 된다고 못가게 하고!

나는 뭐냐고!
어제 그러고 나서 우찌나 화가 나던지, 집을 나가버리려고 밤12시에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는데, 이 남자가 들어왔다.
옷입고 가방들고 그냥 나갔더니, 끝까지 따라온다.
차타고 밤중에 40분을 달렸다.
미행한다.

술먹고, 피곤한줄 알지만, 속이 뒤집혀서 새벽 3시까지 안재우고 밖에 돌아다니다가 들어왔다.
나보고 성질 더럽단다. 지 성질은 깨끗한가?
나보고 나가려면 자기 들어오기 전에 나가지, 그랬으면 나갔구나 하고...자긴 잠이나 잤을거라나???
흥! 자기가 미행 안했으면 들어가지도 않았을거다~
내가 맨날 어디 가지도 않고, 군소리없이 살림하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니까 갈데도 없는줄 아나보지??
언제까지 이렇게 하나 두고 보자.
이제까지는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썼는데, 이 인간이 내가 이해하고 암말도 안하고 자기 건강만 걱정하니까, 내 생각은 눈꼽만치도 안하고, 으례 그러려니...우리 마누라는 으례 그러려니..하는거 같다.
이젠 나도 이해 안하기로 결심했다!
나도 사람이다!! 내가 과부냐? 식모냐? 똥개냐? 니 엄마냐?

그리고 오늘 눈뜨자마자 친구들하고 운동한다고 나갔다.
그래...니 몸축나지 내 몸 축나냐?

천하장사, 천하무적, 로버트 태권브이 탄생했다! 나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