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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있는 일요일이 싫다


BY 마법사 2001-05-13

토요일 ,일요일
남편이 일찍 퇴근해 오는 날은
하루종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남편의 얼굴만 보며 산다

뭐든지 자기맘대로 해야 하는 남편
조금만 맘에 안맞으면 금새 얼굴에 나타난다
일요일
남들은 남편과 함께 했으면 하겠지만
난 지옥이다
아침 밥상부터 신경이 온통 남편의 얼굴빛에 가있다
자기 입맛에 안맞는다거나 반찬이 좀 허술하다 싶으면
금새 얼굴에 나타난다

기껏 밥해논 사람 생각도 안하고
저혼자 라면을 끓인다
라면도 아주 까다롭다
뚜껑을 덮지 않고
퍼지지도 않고 밀가루 냄새도 나지 않게 잘 끓여야 한다

토요일날도 7시에 퇴근
다시 나갔다 친구 만난다고
그리고는 새벽 두시에 100만원 보내라고
후배를 보냈다
말없이 줬다
그리곤 아침 9시에 들어왔다

아침 준비가 덜 됐다고
얼굴이 달라진다
화를 내며 다시 나간다
기가 막힌다
누가 화를 내야하는지.....

이제는 상관하고 싶지 않다
밖에 나가서는 공공연히
5년 내에 이혼한다고 떠들고 다닌단다
후배 부인이 내게 말해줬다
겉보긴 안그런데 어떻게 그러냐고

남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이들 생각하면 죄스럽지만
일요일날도 아들 데리고 목욕탕엘 안간다
저 혼자 사우나 갔다 왔다고
할수 없이 아저씨 도움 받으라고 돈줘서 보낸다

뭐든 지 맘에 맞아야한다
밖에서도
선배들이나 윗사람들 한테는 할소리 다 못하면서
저보다 약한 사람 한테는 막무가내다
밖에서 못한 화풀이를 집에서 다 한다

후배나 직장 사람들은 같이 술자리 하는거 부담스러워한다
근데 본인만 모른다
휴일날 어쩌다 아이들과 같이 외출하면
뭐든 자기맘대로다
노는거 먹는거
돌아오는 길에 항상 우울하다

이혼햇으면 좋겠는데
저는 이혼하겠다고 장담하면서
내가 이혼 얘기하면
길길이 뛴다
정신병자 같다
말도 안통하고
무슨 얘길 하면 이상하게 받아 들이고 지맘에 안맞는 얘기하면 잔소리 한다고 화를 내고
집어 던지고 부수고....

대화가 없어지고그저 순간 순간 남편 기분 맞추는 말만한다
말 잘못하면 두고 두고 추궁울 하니까
가끔 술 먹고 오면 내게 묻는다
결혼하기전 사귄 사람 없느냐고
.....
그럴땐 정말 죽여버리고 싶다

오늘도 하루종일 한마디 없이 지냈다
남편이 먼저 잠들고
이렇게 혼자 깨어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귀가가 늦은날은 현관 앞에서 새우잠을 자야한다
들어오는걸 금방 알고 문을 열어줘야하니까
어떤날은 초인종도 안누르고 20여분
현관 앞에 있었다고 난리친때도 있었다

아이들이 얼른 커서 독립할때가 오면
홀로 서고 싶다
그 희망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