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댁은 내가 사는 곳에서 차탸고 5시간 거리에 있어 자주는 못 가고,명절,생신,제사등 1년에 6번 그러니까 두 달에 한 번 정도 가는 꼴이다.
울 시엄니,자식들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알아야 직성이 플리시는 분이다.친정가는거 놀러가는 거 식사 메뉴까지...모든 걸 전화로 보고 하고 살아야한다.안 그랬다 시엄니 맘에 안든 뭔가가 발견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울 남편 그런 정보들을 울 시엄니께 자꾸 흘린다.)
울 시엄니, 이젠 형제를 지나 사촌한테도(울 남편 사촌) 연락하고 살으란다.난 울 남편 사촌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도 안나고 사촌은 커녕 형제들도 생전 우리 집에 전화 한통 없다.근데 울 시엄니는 나보구만 전화하란다.
울 시엄니,날 울 남편 봐주고 손주 나아 기르는 보모쯤으로 생각한다.
맬 하시는 말씀이 울00(남편)가 바깥일 하느라 힘드니까 니가 다하란다.물론 집안 일에 있어서는 그럴 수 있다.빨래 청소 설겆이 등.
하지만 울 시엄니 내게 넘 많은 걸 요구하신다.울 남편은 바깥에서 돈 버는 행위외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모듀 내가 하라신다.
예를 들자면 울 남편이 손톱이나 코털을 안 깎고 있어도 내 잘못이고,머리가 조금 길어도 내 잘못이다.(난 얘기는 해준다.손톱깍으라고 머리 자르라고.하지만 본인이 안 하는 걸 어쩌나.) 아침에 그 많은 서류 헨드폰 지갑... 그 중에 하나만 빠뜨려도 내 잘못이다.
시집 안가고 맨날 큰 일만 펑펑저지르는 시누이 뒤치닥거리도 내 몫이다.
울 남편 워낙 입이 짧고 나물 외에는 별 좋아하는 것도 없다.그런데 울 시엄니 결혼하고 애(울 남편)가 입맛이 이상해졌다한다. 20년 객지 생활 입맛이 안 변할리 없다.하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 남편 울 시엄니 입맛과 넘 같다.
그리고는 나더러 울 애는 아무거나 먹이란다.당신과 아들은 풀만 먹고 사시면서.울 애는 음식을 가리진 않는다.단, 맛은 기차게 알아서 같은 음식이라도 맛 없는 건 안 먹는다.울 시엄니에게 야채 적게 생선이나 고기 많이 먹는 사람은 편식하는거고 고기는 전혀 안 먹고 야채만 먹는 사람은 골고루 잘 먹는 사람이다.
울 아기 돌 전날 시엄니가 오셨다. 남편이 마중 나가고 난 집에서 음식을 하고 있었다.그 때가 점심시간은 한참 지나 시간인데 긴 시간 차를 타고 오셔서 점심 안 하실 것 같아서, 마침 토요일 날 회사 안가는 날이라 늦잠자고 아침밥 늦게 먹은 남편에게 어머님과 같이 드시고 오라했다.
남편은 그러마 하구선, 시엄니는 휴게소에서 드셨다 하시고 지는 안 먹구 그냥 들어왔다.돌 음식 장만하는라 한참 바쁜때였다.
울 시엄니가 밥 차려야지 하길래 밥을 차리려 하니,자기 라면 먹구 싶다구 라면 삶으란다. 시엄니가 하두 밥을 강력히 주장했으나 울 남편 역시 라면을 고집했다.
결국 라면을 삶았다.울 시엄니 니네는 매일 라면만 먹구 사냐고 한다.
아니라고 했는데도 울 시엄니 특성상 당신이 믿고 생각하시는 건 모두 진실이라 생각하신다.
그 후부터 나는 남편 라면만 끓여주는 사람이 되었다.무슨 얘길 하다 라면 얘기가 나오거나 TV 에 라면 선전만 나와도 너희는 어떻게 그리 라면만 먹고 사냔다.매번 변명 아닌 변명을 했으나 이젠 그러기도 질려 아무 소리 안한다.
아버님 생신에 갔다.
울 시엄니 또 시작이다.
다른 형제도 많은데 왜 장남도 아닌 울 남편에게 그리 많은 집착을 하시고 내게 그리 질투를 하는지 모르겠다.울 남편 정말 보모 형제 밖에 모르는 사람인데...정말 부모 형제에게 하는거 반만이라도 내게 한다면 소원이 없겠는데...(그 설움은 말로 다 못한다.)
한번은 나 혼자 명절에 갔었는데(그것도 결혼하고 첨인 명절),울 남편이 나와 형수와 작은 시누를 데리러 공항에 나온다고(그 땐 서울 살아서 )공항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시댁으로 전화가 왔다.울 남편 성격상 남에게 더 잘해주는 성격이고 남을 더 챙기는 사람이라 나만을 위해선 나오진 않았을거다.평소 무척 아끼는 조카들을 봐서 나왔지 싶다.
그런데,울 시엄니 하시는 말씀이 "지 색시 온다고 모시러 온단다." 하셨다.울 시엄니 서울 오실 때 항상 울 남편이 공항나가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리곤 했다.그런데,당신 아들이 며느리 데리러 오는 꼴은 못 보시겠단다.
정말 할 말은 무지무지 많지만 더 이상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여기에 써버린 것과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는 모든 상처를 이 글로써 지워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