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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울고 싶어요.


BY 예비신부 2001-05-15

결혼 5개월 남겨둔 예비신부예요.
1주전 시어머니 될분한테 전화로 혼난후(그때 글 올렸었어요) 전화하기가 무서워 있다가 그래도 내가 참아야지 하는 마음에 안부전화를 드렸어요.
인사드리자마자 어머님 왈 "니네 결혼날짜 잡은 애들 맞니?" 하시는 거예요. 둘이 회사 다니면서 피곤한건 알지만 그래도 날짜 잡았으면 매주 일요일날 와야 하는거 아니냐고.
그러시면서 아버지도 화나서 우리랑 상대 안하기로 했다는둥 니네가 잘해야 한다고. 특히 제가 잘해야 집안이 일어난다고.
무슨 빛나는 가문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 주체 못하는 집안도 아니고.
매일 야근하고 그나마 일요일날 하루 늦잠 자는데..
그 퉁명스러운 목소리. 아~ 무서워.
시아버지 되실 분도 말씀이 어찌나 많으신지.
처음엔 웃으면서 네, 네 하다가도 나중엔 결국 자신 자랑이예요.

시누이 될 여자, 저보다 1살 많은데 벌써부터 별로 안좋아요.
인사 드리러 가기전에 그 여자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부모님들보다 먼저 병원에 갔었는데, 남편하고 둘이서 예의가 정말 없더라구요. 저 처음 본건데 남편은 여자침대에 걸터 앉아 있다가 방구를 뀌질 않나, 저녁시간 다 되니깐 병원근처에 뭐가 맛있다는데 사와 봐라 하는등 제가 생각하는 상식밖의 행동과 말을 하더라구요.

시댁에 처음 인사드리러 간날. 저녁시간에 맞춰 갔는데 전 너무 서운했어요.
원래 먹는 반찬과 된장찌게 그리고 처음 간 저에게 고기 먹을래 하고 물어보시더니 돼지갈비를 삼겹살판에 눌러 붙게 굽는거예요.
제가 억지로 간다고 한것도 아니고 친구처럼 지내서 왔다갔다 하다가 결혼말 나온 사이도 아니고 정식으로 초대해서 간 저는 너무 당황했어요.
옆에 시누이 조용히 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한마디 하더라구요.
별로 차린거 없죠? 하면서 내가 일부러 손님될 사람 오는것도 아니고 식구될 사람 오는건데 엄마 그냥 평상시 먹는거 내 놔 했다는 거예요.
와~~ 기 막혀.

3번째 놀러간날 시아버지, 시누이 둘이 앉아서 계산기 두드리며 예식비용이 비싸네, 음식값을 저렴하게 해야 한다등. 말말말~
시누이 또 한마디. 자기 결혼할때는 정말 잘 알아봐서 싸게 했는데 니넨 왜 이렇게 비싸냐고.
지야 동거하다가 했으니깐 야외촬영이다 뭐다 많이 뺐으니 그렇지.
선배들도 아시겠지만 야외촬영비가 예식비용 절반을 차지하잖아요.
저 솔직히 나이들어 시집을 가서인지 귀찮아서 안할려고 했는데, 그말 듣자마자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시누이 성격이 유별나니깐 제가 잘해야 집안이 평안하다고 니가 그럴수록 자꾸 연락해서 만나고 그러라고.
저, 악착같이 10년동안 직장다니며 야간대학까지 다녔어요.
시누이 성격 이상해서 친구도 없고 사회생활이래야 시아버지 운영하는 인쇄소 일봐주는거가 고작인데도 어찌나 제 앞에서 잘난척을 하는지. 듣고 보면 다 앞뒤 안맞는 소리.

아직도 5개월이 남았는데 너무 힘드어요.
친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도 앞이 뻔하다 하면서 아직 혼인신고 한것도 아니고 사고쳐서 애가 있는것도 아닌데 뭐하러 벌써부터 시달리면서 뻔한 사실앞에서 힘들어 하냐고.
30살되어서 시집이란걸 가보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후후) 그것도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