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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기만 하네요.


BY ... 2001-05-18

두달전 남편이랑 이혼서류에 도장까지 찍었지만, 다시 살게 된지 2달이 채 못 되어갑니다.

남편은 총각행세를 하며 중학교동창과 6개월여를 사귀어왔고, 수상히 여긴 제가 남편 멜을 확인했었죠. 50여통이 넘게 각자 보내지고 받았던 사랑한다는 편지들...

반성할 줄 모르는 남편, 결국 양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게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저만 달래서 무마해보려던 남편이었습니다. 장난이었다고 잠깐 미친것이 었다고.

그러나 부모님이 알게 되고는 상황이 달라졌죠. 본인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일인지. 그로인해 저희 엄마는 사위를 아직 볼려고도 안 하심니다. 덕분에 손주하나 있는것도 못 보시죠.

시부모님께서 대신 사과하시고, 나름대로 애 아빠가 사과를 해서 결국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두달여, 전 살고 있지만 사는게 아닙니다.
차를 타도 그여자를 태웠던 차이기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거 같고, 잠자리에서도 손을 대는것 조차 싫고, 우리 아일 만지는 것 조차 싫습니다. 무슨 자격이 있는지...

총각행세를 하고 다니면서, 없는 애 취급을 했던 자식을... 근 6개월을 미쳐서 일요일까지 나갔던 사람이... 무슨자격으로 아이를 쓰다듬고 안는 것인지, 아일 떼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정말 어떻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에도 이렇게 사는니 차라리 이혼을 해버리는 것이 깨끗하고 맘 편하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신랑이 부탁을 해오더라구요.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넣어달라고... 전에 작성한 것이 있으니 편집만 해서 보내달라고... 비밀번호와 사이트 주소를 일러주더라구요.

전에 우연히 작업하다가 들킨 새로운 메일사이트, 저한테 들킨적이 있었죠. 그생각이 나서 일러준 비밀번호를 눌러봤더니 맞더라구요.

그리곤 전 또 온몸에 기운이 쭉 빠져버렸죠.
제게는 그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고도 진심으로 미안하단 말 하나 없으면서, 그 여자에게 또 미안하다는 메일을 보냈더라구요.

정말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싶었다고 자신이 말했던 것은 모두 진심이라고, 한동안 자신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고 사랑한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저,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 이 사람하고는 정말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외에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