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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예정일날에...


BY 후회 2001-05-19

울 어머님...첫손주 보신다고 해도 과일 한쪽, 김치 한알 안해주심다..원래 그런거없으시죠...늘 친정서 갖다 먹고 시어머님도 늘 친정서 뒤치닥거리는 해주려니 하시죠...
그런데 울 신랑...이제야 실업자 신세를 면하게 되어 그동안 모은 적은 돈 몽땅 다 써버렸고 정말로 병원비도 없어요...직장 다닐적에는 울 어머님 돈욕심 많으신 분이라 월 50씩 1년, 그 이후로는 30씩 드리느라 생활비 한달에 10-20만원으로 살아 모을세 없었고 임신하면서 어머님께 드리지 않게 되어 좀 모을만하니 울 신랑 직장 옮긴다고 몇달을 쉬더군요...이제 한달 월급 받았으니 병원비도 있을 턱이 없죠...울 시어머님 그래도 여유가 있으신지라 아들이 돈 없다고 졸라대니 9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시더군요...워낙 대단한 구두쇠이신지라 정말 뜻밖이었는데 첫손주라고 주시나봐요..정말 어찌나 감사하던지 눈물이 나데요...정말 병원비가 걱정이었거든요...
근데...그렇게 주시고 나더니 유세가...저더러 잘하라면서 늘 유세시죠...게다가 바로 예정일날에 오시겠다는거여여...예정일이야 친정집에 가거나 산후조리해줄 친정엄마와 있거나 집에 편히 있게 하는거 아닌지...예정일이던 말던 오시고 싶으면 오시고 주무셔야 하죠...
오시면 손하나 까딱 안하시죠. 늘 난 아파서 못한다시며 하나하나 수발을 다 들어야 하는데 하필 예정일날 오셔야 하는지...
예정일에 가깝자 오셔서 사위위해 갖은 반찬 만들어논 친정엄마를 어머님 오신다고 가라고 하고나니 속이 상합니다. 늘 돈들고 힘든건 친정차지이고 권리는 어머님 몫이고 어머님은 우리가 드린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돈을 주시면서 저리도 유세하시니...
밑반찬 한알 얻어먹기는 커녕 엄마가 해준 김치나 반찬이 맛있으면 퍼가는 분이고 행여 군것질 거리가 있으면 갖다가 외손주들 먹이는 분입니다. 돈은 친정보다 시어머님이 더 많은데도 말입니다.
의무는 누구의 몫이고, 권리는 누구의 몫인지...받고 싶으면 그만큼 해줘야 하는거 아닌지...왜 우리만 잘해야 하는지...병원비 주심에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가도 그 유세에 질려버렸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