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00

같은 며느리인데...


BY 고민 2001-05-20

우리 시어머니는 지금 항암치료중이다.지금까지 7번을 맞으셨다. 난 다음주면 임신 8개월이 된다.
첫아이가 있고 임신이었지만 7번 모두 병원에서 어머님이 퇴원하시면 3일에서 5일정도 어머님을 간호해드리던가 아니면 어머님 병원에 계시는 동안 몇일동안 시누가 병원에 가있는 관계로 시누아이들을 보살폈따.
사실 두번째 임신 첫애때보다 더 힘들지만 항암치료하는 것에 비할바가 아니니 며느리된 입장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너무너무 속상한 일이 있었다.
난 둘째 며느리다. 형님은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치는 관계로 어머님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5일동안 목요일 하루만 온다.(월,화,수,금 4일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관계로) 그러니 집에 있는 내가 더 많이 가야한다. 우리 형님 평상시에도 집안에 무슨일만 있으면 본인이 아프던지 아이가 아픈경우가 많았다. 시부모님 생신때도 아이가 아퍼서 못오는 경우도 있다.
어머님이 항암을 3번째 맞고 오셔서 얼마있다 응급실에 갔다온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남편은 회사에 애기하고 곧바로 나와 시댁에 갔다.
내가 임신이고 애까지 있으니 데려다 주기 위해서다. 그날은 목요일이었고 형님네는 금요일 저녁에 왔다. 오기전에 전화로 온다고 하니 어머님이 힘든데 뭐하러 오냐고 하셨지만 저녁 9시가 되어서 왔다. 난 형님이 아이들 가르치고 아주버님 회사 끝나고 온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조카딸이 하는말 "작은엄마 우리 오늘 스키장 갔다 왔어요"하는것 아니가. 진짜 기가 막혀서 평상시에는 아이들 가리킨다고 목요일 하루만 병원에 오더니 어떻게 어머님이 응급실 갔다 왔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놀러갔다 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은 조금 당황하더니 스키장이 아니고 눈썰매장이라나 친구가 갑자기 찾아와서 할수없이 갔다 왔다고 한다.
그때부터 알아보긴 했지만 이번에 형님도 임신을 하게됐다. 3개월째인데 입덧이 심해 전화도 못한다는둥 유산기가 있다는둥...
물론 형님이 나보다 입덧이 심하다는것은 알고 있다. 본인 말로는 두번의 유산도 했다고 하고. 하지만 첫번째도 유산때도 하혈기가 있다고 설명절에 제대로 일도 하지않고 누워있으니 시어머님이 걱정이 되서 병원에 갔다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병원에서는 생리라고 했다. 그런데도 형님은 유산이라고 한다. 두번째는 시댁에서 설거지하고 나서 집에가서 유산됐다고 하니 이번에는 오죽할까
어째든 이번 어머님 항암치료때는 오지 않았다. 사실 초기는 위험하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병원에서 간병인을 썼다. 하지만 난 임신초기든 중기든 항상 갔다왔고 이번에도 며느리된 입장으로 어머님이 퇴원하시는 날 시댁으로 갔다. 그날 우리 친정엄마도 병원에서 간과 콩팥이 안좋아 입원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가고 싶었지만 시댁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시댁으로 갔다 그래서 그날은 마음이 아펐다. 이래서 사람들이 아들을 원하는 거구나 하면서...
이틀째 어머님 저녁을 차려 드리고 나니 형님깨 전화가 왔다. 어머님이 거실에서 받으시는 바람에 부엌식탁에서도 충분히 전화소리가 들렸다. 어머님은 형님한테 힘들데 왜 전화했냐고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고 전화하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신다.
순간 난 너무너무 화가 났다 같은 며느리인데 똑같이 임신했는데 물론 형님이 입덧이 심하지만 나만 임신했을때 한번이라도 임신이라 시댁에 안갔으면 몰라도 형님한테가 아니라 어머님께 너무너무 서운해 설거지를 하는데 눈물이 다 나왔다. 한쪽 며느리는 애데리고 식사때마다 챙겨드리고 있는데 한쪽보고는 힘드니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하니 ...
그날 밤 새벽5시까지 잠도 못 잤다. 친정엄마도 생각나고 시어머님 생각하면 마음도 아프고 했지만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다. 여지까지 형님은 한번이라도 혼자온적도 없지만 난 결혼후 10번도 넘는다.
어제 남편이 토요일이라 올라왔다. 일요일은 출근을 해야 하는 관계로 토요일저녁만 차려드리고 왔다. 친정엄마도 아프시니까 얼굴이라도 보려고.
남편은 어머님을 혼자두고 오려니 마음아퍼했지만 난 퇴원하면 나만 오는 사람이냐고 같은 며느리인데 왜 나는 당여히 오는 사람이냐고 금요일 저녁때 애기를 해 주고서 다시는 안올거라고 했다.
남편은 시어머님이 아픈데 사소한 일가지고 어머님 마음아프게 해드리지 말자고 형수는 원래 그런사람이려니 하고 넘어가라고 한다.
사실 난 형님보다는 어머님때문에 더 속상한데 말이다.
남편은 화를 내기도 하고 나를 달래기도 하면서 왔다.
하지만 난 다음부터는 가기가 싫다.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기하면 입덧심한 형님 이해못하는 속좁은 여자가 될것 같기도 하고 ...
아 정말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