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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신랑의 몸종...


BY 내가 싫어... 2001-05-21

두어달전부터 신랑이 컨디션이
안좋다고 하더니 살이 많이 빠졌어요.
시엄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라
전 많이도 걱정하고 염려를 많이 했죠.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도 하고
한의원에 가서 진맥도 짚고...
결과는 스트레스성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성심 성의껏 뒷바라지를 했어요.
한약을 먹을때는 가리는게 많으니
아이들과 저만 먹으면 괜히 맘 상할까봐
한약 먹을 동안은 아이들과 저 그 흔한
빵하나 사먹지 않았지요.
결혼한지 어연 11년...
그동안 전업주부니까 혼자서 사회 생활하는
신랑이 가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정말 뭐든지 해주고 싶어서 안달을 했죠.
참고로 돌아가신 시엄니가 맞벌이를 하셔서
울신랑 외롭게 커서 울애들한테는 엄마가
집에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는 감언이설에
속아서 여태껏 솥뚜껑 운전하고 있습니다.
사회 생활은 정말 남한테 신세 안지고 깔끔 그자체로
유지하면서 집에만 오면 완전히 황제입니다.
얼마되지 않은 월급으로 이리저리 쪼개 써도
머리만 뽀개지는데 울신랑은 그냥 이대로 살자네요.
전 애들 앞으로 들어갈 돈만 생각하면 하늘이
노래지고 깜깜해지는데...
제가 장사라도 아니 파트타임이라도 할라치면
난리가 납니다. 신랑 망신시키려고 그러냐구..
아니 신랑 망신시키고 싶어 파트타임하는
마누라가 어디 있겠습니까?
속셈은 자기가 부릴 몸종이 밖에 나가면
자기가 불편하다 이겁니다.
나 참 기가 막혀서...
한치 앞도 볼 생각 안하고 지금 당장
자기 몸 불편한 것만 생각합니다.
지금도 몸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완전히 상전입니다.
기분이 안 좋다. 몸이 너무 쳐진다 등등..
늙지도 않은 나이에 운동도 하고
몸을 움직여야 컨디션도 나아질텐데
소파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이거 가져 와라 저거 가져와라
전 하루 종일 종아리에 불 납니다.
뭐가 먹고 싶다고 해서 이것 저것 해주면
한 두번 먹다가 먹지도 않습니다.
얼마나 속상한지...
울신랑한테서 독립하고 싶습니다.
집안일이 아닌 내일을 갖고 싶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둘다 초등학생인지라
내 손이 많이 가지도 않고
울집에서 뒷바라지를 많이 해야 되는 사람이
울신랑입니다. 제가 몸종이죠...
장사라도 해야 될 것 같은데
들은 척도 하지 않네요..
에구 속상해라.
늙으면 서로 얼굴보고 지겹게 지낼텐데
젊었을때 한푼이라도 벌어서 모아 놓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