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얌전하고 말이없던 아기.
울 아기가 그랬습니다.
그저 순하고 착해서 그런다고 생각했는데 유사자폐랍니다.
이제 갓 두돌이 지났을뿐인데 뭐가그리 힘들었는지 마음에 문을
혼자 닫아버렸습니다.
그래도 우리부부는 희망을 잃지않고 열심히 치료하고 교육하며
살자고 결심하고 노력하는데, 내 이웃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옮기는 전염병을 앓는것도 아닌데, 윗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집 손주가 우리 아이와 놀면 얼른 애를 안고 갑니다.
아직 뭘 모르는 천진한 아이들.
우리집에 장난감이 많으니 다들 오고싶어 합니다.
우리아이가 그런줄 모를땐 귀찮을정도로 드나들던 이웃들이
병원에서 진단이 그렇게 내려지자 하나둘 발길을 끊네요.
그래도 난 내새끼가 귀하여, 정상인 아이들과 섞어놓아 그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싶어 애들이 흥미
있어하는 장난감이며 간식을 사다 쟁여놓고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그중엔 우리를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이웃도 분명있지요.
그러나 잘해주다가도 한번씩 자기 아이가 우리아이와 비슷한 흉내를
내면 경끼하듯이 놀라며 가버리는군요.
안가겠다는 아이를 윽박지르며 끌고가는 할머니 고함소리에 놀라
울다지쳐 잠이든 우리아이를 바라보며 전 가슴이 메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