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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눈에 들기...다 소용없는 일


BY 며느리 2001-05-22


여기에다 하소연이라도 하면 속이 좀 편해질까요?

결혼생활 10년...그동안 시댁식구들 눈밖에 날까봐 나름대로 참 열심히 할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다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우린 결혼할 때 시댁에서 약간의 반대가 있었죠.

이유는 열쇠 몇개 가진 며느리를 원했는데 시골출신 평범한 여자를 데려왔기 때문에...

대충 그런 분위기라는 것만 감지했기에 그냥 내가 열심히 살면 다 이해하리라 생각했는데...

세상사람들이 다 내맘 같지 않아서 10번중에 1번만 못해도 9번이 도매로 못하는 걸로 넘어갑니다.

시누이가 형편이 어려운 남자랑 결혼을 했습니다.

우리 시어머니 말끝마다 사위 흉을 보십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 착하고 처갓집에도 잘합니다.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더군요.

집안도 별볼일 없고 본데없이 자라서 그렇다는 등,...하여튼 붙일 수 있는 모든 흉은 다 가져다 붙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제 신혼시절이 생각나더군요.

아마도 저한테도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시누이도 저랑 똑같은 형편에 결혼해서 시집살이 마음고생 하는 것 봤더라면 좀 달라졌을까요?

글쎄 그러면 사위흉을 더 봤을지도 모르죠.

제 앞에서 사위 흉을 보시는데 제 이야기 하는 것 같아 말할 수 없이 정말 서글펐습니다.

모든 것이 다 마음에 안드십니다.

하다못해 아이옷도 조금 점잖은 걸로 사입히면 애들옷을 이렇게 칙칙한걸 입히냐고 하고 조금 밝은색으로 사입히면 촌스럽게 원색을 사입힌다고 합니다.

화가나서 백화점 가서 사 입힐 형펀이 아니라고 하면 그것도 내 능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당신아들 능력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며느리의 능력입니다.

누구집 며느리는 친정이 부자라서 ..누구집 며느리는 약사라서 ..

그런 이야기를 정녕 하고 싶으신지요.

이젠 마음을 비웁니다.

잘하고 싶지도 잘 보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서로 기본적인 예의만 지키고 살고 싶습니다.

이세상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가 다른 사람들하고 굳이 화해하고 같은 가치관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은 것을 깨닫는데 너무 많은 세월을 보낸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