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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BY 소원이 2001-05-23

내가 대학교 다닐때 많은 여자들이 그러는것처럼 앞으로 결혼할 사람과만 사귀어야겠다는 생각을 평소하고 있었다. 그래서 웬만한 남자는 뭐 물어봐도 잘 대꾸도 안해주었고...

대딩때 주로 우리학교나 다른학교의 의대생들과 만났다. 치대생은 아주 시시한것같아 상대도 안해줬다. 의대생이라해도 병원차려줄정도로 집안이 빵빵하고 성적도 또한 좋아야했다. 의사사회도 빈부격차가 상당히 큼을 영리한(?)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것이다.

또 대3때부턴 의사역시 시시하고 재미없고 스케일이 작은 직업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장차 법관이나 일류대학교의 교수가 될만한 남자들과 교제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명성과 부를 쌓을수 있는 남자가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날 많은 여자들이 열광적으로 선망하는 그런 남자를 알게되었다. 외모,성격,학벌,집안... 이 모든게 거의 완벽하다싶을 그런.. 알고봤더니 약간 변태기질과 다분한 바람끼가 있었지만..

만난 첫날 한창 유행하던 비됴방에서 프렌치키스를 했고 만난지 3개월만에 첫관계를 가졌다. 그 남자가 나랑 결혼할꺼라고, 평생 나만 사랑할꺼라고 해서 그말을 믿고 이남자라면 내가 결혼해도 아깝지 않을 남자..라는 다분히 계산적인 생각에 잠자리를 같이 했다.
나는 처녀였지만 그남자는 이미 여러여자를 거친사람이었다. 교제했던 여자들과는 다 경험을..

남자는 만날때마다 당연한듯 관계를 요구했다. 비됴방이나 모텔같은데서...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큐레이터로 취직을 했고 그러던 어느날 몸이 이상해왔다. 출근길에 너무 힘들게 구토할것 같았고 생리도 주기가 일주일이 넘게 없어서 테스트를 해보니 임신5주째였다. 내겐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우리집은 보수적이고 부모님이 너무 엄격해서 아마 사실대로 말했다간 맞아죽었을거다. 큰오빠가 좋아하지도않는 여자임신시켰다고했을때 아빠한테서 맞아 갈비뼈가 부러져 두달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적도 있다.

어쨋든 남친이 지금은 현실적으로 낳는거 어렵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낳고싶음 낳아도 된다고..
남친은 머릴 쓴거였다. 어차피 나는 낳을 생각이 절대 없다는걸 알기에.
임신중절수술을 결심했다. 산부인과에서 상담하는데 어떤 젊은여자는 임신 5개월째라고 했다. 위험하니 보호자를 데려오라고하자 그여자는 불가능하다고.. 그럼 엄마라도 모셔오라고.. 그것도 불가능하다고.. 그후 그여자는 어찌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수술하기전에 마취주사를 맞았는데 불과몇초만에 정신을 잃었던것 같다. 수술이 끝나고 나를 깨우려는데 내가 잘 깨어나질 못했다. 몸이 약해서 그랬던것 같다. 간호사,의사가 몰려들어 나를 흔들어 깨웠다. 남친이 회복실로 나를 데려갔다. 그곳에 내또래의 여자들이 누워있었다,혼자서 쓸쓸하게... 우는 여자도 있었다...
남친이나 남편이 곁에 있어준 여자는 나뿐이었다. 열명이 넘는 여자들중에... 잘못된임신은 오직 여자의 몫이라는걸 그곳에서 깨달았다.
그후 그 산부인과는 떼돈을 벌어 거대한 산부인과를 지어서 이전을 했다.

우리는 그 일이 있은후 조금 어색해졌지만 다시 예전처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을 했다. 결혼한지 벌써 3년째이다. 앞으로도 아이는 안갖고싶다. 가끔 드라마에서 여자가 임신해서 온가족이 축하해주는거 보면 눈물이 난다. 만약 그때 낳았더라면 지금쯤 많이 컸을텐데.. 그래서 눈물이 나더라.. 가끔 남편 원망도 했다. 내 몸을 망가뜨려놨다고... 왜 나를 그렇게 만들었냐고..
너무이쁜갓난아기를 보면 그때 내 뱃속에 있었던 한생명이 떠오른다. 그래서 가슴이 저려온다. 그 생명한테 미안해서...
아이를 낳는일... 행복한 일이겠지...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아이엄마가 되있겠지.. 하지만 그다지 매력없는 일인것 같아..엄마가 된다는것은...
나는 엄마로서 자격을 어느정도 갖추고 아이를 낳을것이다.

어쨋든 오늘도 남편을 위해 맛있는저녁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