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먹고 들어온단다. 맞벌이라 평소에는 둘다 저녁먹고 들어오는데
오늘도 저녁먹고 간다는 말 한마디로 전화를 끊는다.
TV앞에 혼자 앉아있는데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는다.
반찬도 없고 혼자 먹기도 싫고 오기로 더 잘해먹야지 하면서도
통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그사람과 더 같이 있고 싶어서 함께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결혼했는데...
결혼하고서 같이 먹은 식사가 결혼전의 같이한 식사보다 작지 않을까?
평균 퇴근시간 새벽 1,2시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 하기도 힘들다.
항상 바쁘단 말을 입에 담고 산다. 결혼전엔 아무리 바빠도 우린 주말에 항상 함께였다. 늦게 일이 끝나도 집앞에서 잠시라도 얼굴이라도 보고싶어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내게는 항상 바쁜 사람이다. 나와 저녁 한번 같이
먹을 시간이 없어도 친구와 선배와 후배와 술자리할 시간은 항상있다
휴일에 회사 일이 너무 바빠 나와 함께 하지 못해도 후배 집들이에는 다녀온다.
9시가 되어간다. 그래도 토요일인데 지금쯤 오는게 아닐까 싶어 전활걸었더니 퉁명스럽다. 첫마디가 "왜?"... 저녁먹었냐는 말한마디 물어보질 않는다.
오늘 학교에 모임이 있다는 전활 받고 갈까 잠시 망설이기도했지만 그사람 혼자 있게될까봐 가지 않았는데...
난 정말 바보같다. 남편은 나랑 상관없이 자기일 다 해가는데 왜 난 항상 남편을 의식하는지 모르겠다... 왜 나는 남편과 상관없이 내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걸까...? 정말 답답하다. 이럴때 내가 서운하다고 하면 남편은 그런다.내가 언제 가지말라고 그랬냐고...
그사람 말이 맞다. 가지말라고 한것도 아닌데...
결혼한지 어느덧 2년이 훌쩍 넘었다.
일이 바빠서 1시, 술때문에 3시,4시 한달에 한두번은 어김없이 외박을하고...
이럴꺼며 왜 결혼을 했냐고 외치며 이혼장을 얼굴에 던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