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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부부는 없다...아빠, 엄마일뿐...


BY 초여름 2001-05-27

참 힘드네요...
울신랑 작년에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랑 바람났죠...
눈치를 챘는데 모른척 육개월쯤 눈감아 줬어요...
스스로 해결하리라 믿었거든요...
근데 술을 먹고 온 어느날 나보고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하는 겁니다...
안다고 그랬죠...
그리고 둘이 밤새 입씨름...
담날 아침 남편은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고 일부러 안방에서 그 여자한테 전화했죠...
남편 들으라고...한참 그여자랑 이야기 하는데 돌아보니 눈뜨고 듣고 있더라구요...
어찌어찌하여 남편이 잘못했다 그러고 다 정리하겠다고 그러고 전 그말을 믿었죠..
아무일도 없는듯 평온한 생활이 이어지고 어느날 남편이 핸폰을 놓고가 무심코 눌러본 발신전화...
같은 전화번화가 여럿 찍혀더라구요...
전에 여자가 전화번호 바꾼거죠...
그 번호가 남편생일이더라구요...넘 기가 차서...놔두었죠... 아니 한마디만 했죠...그 여자보고 다시 번호 바꾸라고 해라...
지 남편 생일두고 왜 남의 남편 생일로 전화번호 하고 난리고...
그담날 남편이 비밀번호 바꾸었더군요...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어요...난 나대로 살고 남편은 남편대로 살고 엄마로 아빠로 살고 부부는 이미 없죠...
아주 평온하게 지내고 있죠...겉으로 보기엔...
오늘 일요일, 남편은 큰애 데리고 운동장에 갔습니다...
어디 갈땐 언제든지 아이를 데리고 가죠...
저한테 보여줄려고 그러나 봅니다...
나는 그여자 만나러 안간다....너무 웃기죠?...
난 지금 작은애 재우고 컴을 합니다...주로 채팅이죠...
지금 당장 전화해서 남자친구 셋은 불러낼수 있어요...
그런데도 전 그러지 못합니다...
내맘이 이리 답답하고 말이라곤 한마디도 하기 싫고 정말 사는게 왜 이리 힘든가 싶어서 이런날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은데...
날씨가 참 맑고 화창하군요...
이런 날에 외출해본적이 언제인가 싶어집니다...
내앞에서 표시만 내지않으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준다면 전 잊고 살수 있을것 같은데요...
서로에게 잃어버린 믿음을 어디서 찾을수 있을지...
시간이 지나면 내가 그때 참 잘했구나 그런말 할수 있을런지...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내자신이 참 비참하고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