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3년반이 되었다.
그 동안 무슨일만 생기면 아프다는 핑계로 이리빠지고 저리빠지는 윗동서때문에, 그런 윗동서에게 뭐라고 따끔하게 한마디 못하시는 시댁식구들때문에, 윗동서같이 여우같이 굴지 못하는 내자신때문에 무지 속상하고 화가나서 몇일동안 마음의 병을 앓았다.
그래서 임신했다고 오지도 않는 윗동서와 이제는 똑같이 하리라 마음먹고 시어머님께서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하신후 시댁에서 3일있다가 집으로 온후 5일동안 전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처럼 빨리 기력을 되찾지 못하고 다시 병원에 가시게 되었다. 시누이가 병원에 입원하신다고 했을때도 그냥 "예"하고 말았다.
오직 형님하는대로 똑같이 해야지 하는 생각에.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고 밤새도록 꿈만 꾸는 것이다.그래 어제 남편과 같이 병원에 갔다.
어머님은 힘든데 왜 왔냐고 너(아들)만 오면 되는데..하신다.
난 임신 8개월이고 3살된 아들이 있고 천안에서 서울까지 버스로 갔기 때문이다
어머님은 아들만 병원에 있고 나는 시누네 있으라고 해서 아버님이 시누네까지 태워 주셨다.
시누네 가서 그 동안 윗동서때문에 속상했던 얘기를 30여분동안 했다.
시누도 다 안다고 나와 같이 맞장구 쳐줬다.
속에 있는 말을 다 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렸했다. 윗동서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뒤에서 흉을 본거지만은.
남편과 저녁에 집으로 내려오는 버스에서 시누에게 다 얘기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남편도 어머니랑 형수얘기했다고 한다.
어머님 말씀이 어머님도 큰며느리 너무너무 얄밉다고 , 하지만 큰아들이 저렇게 좋아하는데 뭐라고 하시겠냐고. 어머님은 내 마음또한 이해가 되지만 작은며느리에게 어떻게 큰며느리 흉을 보냐고, 그리고 혹시나 가족간에 금이나 가면 어쩌냐고......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할지언정 내색하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단다.
그래 생각했다. 이제 윗동서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 무시해 버려야지. 어머님이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마음아프게 해 드리지는 말아야지
내가 윗동서 보다 잘하면 얼마나 잘했다고 시누보기에는 50보 100보일텐데...
부모님 돌아가시고 후회하시말고 이제부터라도 잘해 드려야지.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