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어머니는 큰며느리시다.
아들 삼형제를 두었고 교회 권사님이시다.
아버님 형제는 고모 2분에 작은아버님들이 5분으로 8남매시다.
가까이에 사셔서 매주마다 아니, 평일에도 누구 생신, 누구네 집에
고기 샀다하는 식의 일만 생기면 모여서 그 많은 식구들이 밥을
먹으며 모이기에 힘쓰신다.
나는 이제 1년된 새댁으로 아직 애기는 없고, 야간대학 다니며
직장생활하는 그야말로 1인5역을 하는 며느리이다.
우리 신랑은 지방에서 근무하며 주중에 한 두번 집에 올라온다.
작년 결혼하고는 날마다 시댁에서 호출하셔서 퇴근하면 시댁에 가서
저녁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의 연속이다가(신혼 살림이 지금도
제대로 정리가 안된게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올해 야간대학교에
편입해서 날마다 시댁에 가던 일을 주말에만 가게되었다.
지난 주 일요일에 시어머님 생신이라고 새벽6시부터 가서 하루종일
일하고 돌아왔더니만 일주일내 밀린 일도 못하고 녹초가 되어서
쓰러졌다. 물론 공부도 레포트도 못하고 말이다.
형님네는 결혼 6년차이지만 나이는 나랑 2살차이.
4살짜리 사내아이가 있고 고졸인데 굉장히 나랑 비교를 많이 한다.
문제는 우리시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차별이다.
당신이 국졸인데 작은어머님들은 은행다니시고 더 나은 학력을
가진 편인가보다.
뭐든지 큰며느리편이라고 큰소리로 말씀하시고 편파적이셔서
상당히 마음이 안좋다.
아버님은 나를 더 아끼시는 편이라 다소 위안이 되지만
어머님의 그런 모습은 부당하다고 느껴져서 이젠 서글프기까지 하다.
당신이 큰며느리로서 느낀 못마땅한 점을 우리 동서간에 적용하려
하시니 내가 정말 힘들다.
뭐든지 큰며느리를 위하는 것이며 내게는 희생만을 강요한다.
매 주마다 찾아가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이다가 어쩌다 친구 돌잔치
에 갔을 때 형님네가 시댁에 왔는데 우리가 오지 않았다고 욕을
욕을 퍼붓고 그것도 나한테는 입도 뻥긋하지 않고 꼭 신랑에게
전화로 욕한다.
나도 어릴때부터 교회를 다녔었는데 시어머님이 다니는 교회로
꼭 가야한다고 해서 다니고 있는데 오전예배를 드리면 점심먹고
바로 저녁 예배를 드리고 가라고 하는 통에 일주일에 한 번 뿐인
시간을 온통 뺏겨야 한다.
그게 싫어서 안가면 그렇게 욕을 할 수 가 없다.
어쩌면 교회갔다와서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은혜가 안된다.
남편이랑 싸우는게 당연하게 되어버렸다.
우리가 드리는 돈은 맞벌이하니까 당연한거고 큰아들네가 주는 돈은
혼자 버는 돈이라 아까워서 못받고 다시 줄려고 큰아들이랑 술래잡기
한다. 그걸 뻔히 보는 내 앞에서 아주버님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른다.
지난 번 어떤 행사 치를때도 형님네가 우리랑 같이 25만원씩 드리기로
이야기해놓고 형님 혼자서 25만원을 먼저 드렸더니 다시 되돌려
주었다며 형님 하는 말 "동서도 드려봐. 아마 안받으실거야." 한다.
우리한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지 30만원을 받으신다.
그래도 좋다.
내가 일이 생겨서 식구들 모일 때 일찍 가려고 하면 안된다고 악을
쓰고 난리치시는 시모, 큰아들 큰며느리가 일찍 간다고 하면
음식을 바리바리 싸주면서 어서 가라고 한다.
큰아들네가 두달에 한번 올때 우리가 매주 가다가 큰아들네 올때
안 왔다고 어제는 얼마나 욕을 해대던지 일요일 오후 몸져 누워
있다가 화장도 못하고 부랴부랴 부시시한 모습으로 또 시댁에 갔다.
아픈 몸으로 작은집 식구들 저녁 먹은 거 다 수발하고 치우고
있을 때 아무것도 안하고 먹기만 하던 큰며느리네 간다고 하니
시어머니 어서 가라고 한다.
큰아들네 왔을 때 우리 안온다고 우리 신랑한테 내 욕하고 난리칠때
큰며느리 옆에 있었다.
그걸 당연시하게 생각하니 내게 막말을 함부로 하지.
진짜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