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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못하고..저러지도 못하고...


BY 네째며느리 2001-05-29

저랑 비슷한 입장의 분이 있을까 싶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아들 넷의 집안에 넷째며느리 입니다
그런데..
위로 세아주버님은 저희 신랑과는 배다른 형제입니다
지금 어머니가 신랑의 친 어머니이구요

시집 가서
아무것도 모르고 저는 위의 세 형님들
무지하게 욕했습니다
명절과 부모님 생신 이외에는 시댁에 한 번 찾아오는걸 못봤고
와도 밥만 얼른 먹고 가버리고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전화 한통 안합니다
아무리
아주버님들의 친 어머니가 아니라도 그렇지..
그렇게 따지면
아버님은 친 아버지 아니냐고....
왜 저렇게 못할까...
흉도 많이 보고
저는 그런 며느리 아니라고 더 신경 쓰며 잘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보니..그게 아니였습니다..

어머니...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대놓고 위에 형님들 어떻게 그렇게 대하시는지...
내 아들 아니다...
내 며느리 아니다....이거였습니다

형님들도 처음에 잘할려고 무지 노력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와도 좋아하는 내색 없으시고
귀찮아 하시고
특히 명절에도 점심 때 되서 오라 그러시고는
밥만 먹으면 얼른 가라 하십니다
특히..
조카들
제가 민망할 정도로
어머니 조카들 싫어합니다
조카들이 뭐 먹는것도 싫어하시고
이제 대여섯살 되는 애들인데.. 손가락질 하면서
너는 애가 왜그렇게 미운짓만 하니 뵈기 싫어..그러십니다

한번은 형님들 없는대서 아버지가 뭐라고 하시더군요..
어머니가 되서 손주들한테 그러면 안된다..
그런데..오히려 막 화를 내시는거예요..
싫은데 어떻하냐고...너무너무 꼴뵈기 싫으시대네요

어머니의 제일 큰 무기는
내가 아들 셋있는 집에 처녀 몸으로 시집와서
이날 이때까지...어쩌고....

그렇게 넋두리 시작하면 우리 아버님 한마디도 못하십니다

이제는 대놓고 말끝마다
우리 네식구 우리 네식구 그러십니다
여기서 네식구란 아버지, 어머니, 저희 신랑, 저...이렇게 겠지요?
얼마전..
어머니께서 저더러
이제는 생일이든 뭐든 우리 네식구만 하자 그러시데요
형들이랑 만나는거 싫고 귀찮다고 또 막 욕하시면서
제가 참다 참다..
한마디 했어요
위에 형들은 아버지 아들 아니냐고
아버지 봐서도 그러시면 안된다고


가끔 밖에서 형님들이랑 만납니다
형님들 좋은 분이세요..
오히려 저더러 힘들지 않냐고 그러세요

한번은 세째형님이
'우리 애기아빠는 어머니 사랑도 못받고....'하면서
우시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해서....


지금도
아버님 앞에서는 형들 눈치 보여서 아무것도 못하겠느니..
하시는 어머니 이중적인 면앞에서 너무 화가납니다..


우리 신랑 입장은..
그래도 어머니 편이지요..
어머니 불쌍하다고..

저더러 그럽니다..
형수들 나중에 어머니 아프시면
아무도 안모실려고 할거다

너무 화가 나더군요..
제가 그랬지요..
나라도 형님들 입장이라면 모시기 싫겠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순서가 네번째다
형님들이 다 사정이 있어서 못모시겠다고 그러면
그래서 할 수 없이 내차례가 오면 몰라도
절대 앞에 나서지 않겠다고..


이제는...명절때 형님들 몰래 싸주시는 음식이 너무 싫어요
그걸 형님들이 왜 모르겠어요
형님들이 아는 거 다 알면서...
몰래 가져가야하는
내 마음인들 편하겠어요?
형님들한테는 생전 전화한통 안하시면서
저한테는 하루 멀다 전화하시는거...
저도 이제는 너무 불편하고..

그렇다고 제 신랑 입장 생각하면
어머니께 못할 수도 없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미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