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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실망 그리고 쓸쓸함


BY 상처 2001-05-30

네 가족...정기적으로 모여 즐겁게 지냈습니다.

모두 처지가 비슷비슷 했기 때문에 그리고 서로 위해주고 각별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우리 남편이 좀 잘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상하게 다른 가족들과 뭔가 뒤틀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웃이지만, 우린 그 사람들을 친척처럼 생각했고 항상 좋은 사람들 만난 것을 감사했었습니다.

남편이 조금 잘 풀리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저도 어디가서 자기자랑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좀 모자란듯...있어도 있다는 말 절대 안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두집도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전세를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전세를 다시 얻어 가려고 동시에 세집이 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래야 하는 이유도 조금 있고해서 조금 좋은 동네...그래봐야 거기서 거기지만, 전세값이 조금 비싼 곳으로 옮기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세 이웃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떠벌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세 계약을 하고 ... 모임을 가지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다른 집들이 서로 묻습니다.
얼마에 가냐고...
남편과 나..서로 얼굴 쳐다보며 있다가 얼마짜리 간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웃들의 전세값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대한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이사준비를 하던 집에서 우리를 만나면 슬슬 비꼬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나는 첨엔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듣다보니 농담이 아니고 정말 비꼬는 것이었습니다.
거실이 넓다면서요? 우리 거실은 코딱지 만합니다. 어디 비교나 되겠어요? 운동장에서 사시니 기분이 좋으시겠습니다~

우리 거실 넓다고 이야기 한 적 없습니다.
그 사람, 이사할 집에 와 본 적도 없습니다.

남편과 난 첨엔 바보처럼..넓지 않아요. .. 이렇게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집 와이프도 이상하게 대했습니다.
다른 한집도 이상하게 대했습니다.

어느날부턴가 남편과 나는 그 사람들과 만나는게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사를 마치고...다시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어디 넓은 집에 가서 밥이나 한번 먹읍시다.
거실이 운동장인데 우리들 좀 간다고 걱정할 건 없겠죠?
회로 하실거요? 갈비로 하실거요? 설마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는 말씀 못하시겠지? 거실이 운동장인데~~~ 아시다시피 우리는 손바닥이거든.

남편하고 나하고 그날 머리가 팽 도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너무도 잘 지내왔던 이웃들이라 속이 뒤집히면서도 어느날 몇시에 우리집에 오라고..집이 넓진 않지만, 무슨 상관있냐고 갈비 대접하겠다고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남편과 나 너무 속상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참자...와서 보면 자기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겠지...그러고 말았습니다.

온다하던 그 전날...
전화가 왔습니다.
일이 생겨서 못온다고요. 그러니 담에 하자고요.
음식 준비하려고 시장 봐다 놓았는데...하필이면 그 전날 전화합니다.
화가 났지만, 할 수없으니..그럼 그러라고.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집에 모이기로 한 그날.
남편과 나는 모처럼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갑자기 그날 따라 어떤 음식이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시장봐다 놓은 것도 많지만, 그거 먹고 들어가자고...남편을 졸랐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 식당으로 들어갔는데....글쎄 거기 우리집에 오기로 했다가 무슨일 생겨 못온다고 취소한 그 세 가족이 하하호호 웃으며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무슨일 ..갑자기 생긴일이..자기들끼리 모여서 식사하는 일이었던 겁니다. 우리도 놀라고 자기들도 놀라고..
서로들 한동안 그렇게 말이 없었습니다.
서로 다른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면서 내 남편은 암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음식에 고개만 쳐박고 먹었습니다.
그 사람들 하나씩 와서 우리에게 아는체 하면서 자기들도 어쩔줄을 몰라하는 빛이 역력했습니다.

너무 비참했습니다.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남편과 나..아무말 하지 않았지만, 서로 그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당화했지만, 식사하고 우리보다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남편과 나...돌아오면서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잘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남편. 일 잘 풀린 죄밖에 없습니다.
우리 잘난척 하지 않았습니다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전세사는거 그 집들과 마찬가집니다.
집없기는 마찬가집니다.
전세..그래요. 그 집들보다 넓고 (27 평입니다, 그 사람들 22평입니다) 조금 나은 동네로 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그것가지거 절대 잘난척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먼저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네들이 물어봤고 우린 딱 한번 대답했습니다.

남편이 조금 잘 풀렸지만, 잘풀렸다고 이야기 ? 않았습니다.
그런데, 누구 통해서 들었는가 봅니다.
어느날 우린 아무말 하지 않고, 식사대접을 한번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다음 모임 때, 어떤 한 가족이 그러더군요.
역시 돈잘버는 사람은 다르구만~ 식사도 척척내고~ 암만~ 돈은 있고봐야지...

이렇게 말할 때도 우리는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그냥 잊자 했습니다.
식사대접도 할게 못되는구나...생각했습니다.
돈쓰고 병신 소리 들었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그 사람들보다 조금 잘 풀렸지만, 그래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 식사 우리에게는 버거운 액수였지만, 그동안 친척처럼 지내왔던 사람들이고 우리가 그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는 큰맘먹고 벌었으니 한번 내자..이렇게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일이 잘되었네..돈을 벌었네...그런말 절대로 하지 안?습니다.

남편과 나는 뭐가 잘못되었나 조금 생각해 보다가 그냥 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가슴에 상처가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던만큼..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 같지 않게 서로 그동안 위안도 되고, 도움도 주고 받았던 사람들이기에 더더욱 상처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사람에 대한 실망..그리고 쓸쓸함.
뒷맛이 씁슬합니다.

그 이후 다른 한 가족이 우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보고 비꼬았던 그 가족은 우리에게 더이상 연락하지 않습니다. 아직 그 세가족은 잘지내고 있나봅니다.

우린 그렇게 떨어져 나왔습니다. 아니..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고 떨궈져 나왔습니다.

믿었던만큼 실망도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