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기혼 회사원입니다.
어릴적부터 아빠가 하라는대로 거의 하고 살았습니다.
어린시절엔 아빠말 잘 들으면 착하다고 칭찬받는것이 그저 좋아서
그랬는데 커가며 철들면서는 어른말 틀린말 없다 생각하여
웬만하면 아빠뜻 어긴적 없었던거같습니다.
회사 관두고 싶고 다른 일 해보고 싶어도 결혼전까진 다니라고 하셔서 꾹 참고 다녔고. 결혼한지 6개월가량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회사 계속 다니길 잘했단 생각이 들긴합니다.
다만.... 회사 다니며 조직생활 익히고 결혼자금 많이 모은건 사실이지만... 다른 친구들이 경험했던...일들(회사 관두고 배우고 싶은거 배우다 다시 일하고 싶을때 취직하고.. 우리집보다 넉넉치도 않은집인데도 결혼자금까지 다 대주셔서 결혼도 하고... 어학연수도 가고.. 물론 그 친구는 돈 벌어놓은것두 없고 번듯하게 회사경력도 없긴합니다.)을 전 맛보지 못했던거같습니다.
결혼해보고나니 결혼전보다 더 하고픈 일들은 못 하게 됐는데...
지금 이순간 해보고 싶은 일(공부에요. 자격증시험-고시수준)이 생겼습니다.
지금 아기도 없는 지금현재 시작하지 않는다면...
나이도 있고 내년쯤 아기 생기면 아무것도 못한채 회사도 관두고 집에서 살림만 할거같아서요.
성격상 남에게 지고는 못 사는데 (남편이 나보다더 잘난거같은것도 심술날정도로) 살림하며 사는데에 만족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남편은 제 뜻에 따르겠다고 하고 엄마는 제가 설득했더니 여자로서 제 뜻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셨는지. 별 말씀 않 하시더라구요
근데 아빠는 결혼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구... 아직 시댁에 며느리는 저 혼자니깐(큰 아주버님이 아직 미혼임) 큰 아주버님 장가가시고 집안 분위기 익힌후에 하라구 하세요.
어쩌면 끈기 부족하고 몸 약한 큰 딸 괜시리 회사 관두고 공부한답시고 덤볐다가 이도저도 않될까봐. 그리고 공부하는 며느리 시댁에서 탐탁치않게 생각하실까봐. 딸 염려하는 맘에 그러시겠지만
지금 않 한다면 적어도 1,2년이 걸릴 이 시험 앞으로 또 볼 기회는 없을것같아서 조급한 맘입니다.
저도 갈팡질팡입니다.
이 회사랑 관련있는 자격증인지라 자격증따기만 한다면 한마디로 여자로서 인생 피게되거든요. 사회적 지위로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것 포기하고 공부해야하는데...
걱정도 사실 되고요. 잘 해낼 수 있을까?
그저 주변에서 다 날 믿어주고 넌 할 수 있을거라구
너 판단에 네가 책임지라구 열심히 해보라구 응원해준다면 좋으련만.
너무도 저를 염려해주시는건지 반대하시니깐 섭섭하기도 하고.
왜 시댁식구들.. 즉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때문에 내가 하고픈 공부도 못해야하나 싶은게 남편도 밉더라구요. 나중에 결혼할껄...
후회 아닌 후회도 드는게...
솔직히 아빠가 밉기보단 시댁식구들이 밉습니다.(시댁과 별로 않 좋거든요)
제가 귀가 얇은 편이라 이사람 저사람 말 듣고 남에게 의지하려는 스타일이긴 해요. 결정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때 고민 많이 하다 결국엔 안정적인걸 택하죠. 인생경험 많은 아빠가 말해주시는대로..
그렇게 살아와서 잘못된건 없지만.
이번마저 아빠 뜻에 따라야하는지... 결국 파파걸이 되야하는건지.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공부를 하냐마냐. 회사를 관두냐마냐가 문제가 아니라 결혼까지 한 이 나이에도 아빠뜻에 따르는게 과연 옳은건지.
난 내 주관도 없는건지.. 이런 고민이... 드네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