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이 서로 다른 남편과 사는 초보입니다.
아마 우리 부부만 그런것이 아니라 다른님들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다른것은 몰라도 경제적 가치관은 넘 다릅니다.
내입장에서 보면 울 신랑 짠돌이이고, 울 신랑 입장에서보면 전 손큰여자입니다.
저번에 TV에서 인간극장을 봤습니다.
제목 : 구두쇠 남편과 손큰아내.
울 남편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걸 본순간 전 넘 흥분했습니다.
화도나고...
아끼는것도 좋지만, 왜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지....
TV를보면서 전 열받았습니다.(저..왠만해서 그렇게 흥분하지 않거든요)
울 신랑 머리감고서 마지막 물은 버리지 않습니다.
걸래 빤대요.
설거지하고 마지막 헹군 물은 버리지 않습니다.
다음 그릇나오면 담가 놓는대요.
성격도 깔금한 편이라 어질러진 꼴을 못봅니다.
저번엔 라면끊일때(1개), 냄비에 물이 조금 많은것 같애서..싱크대에 조금 따라 버렸습니다.
울신랑 : 왜 물버려?
나 : 엉 물이 조금 많은것 같애서
울신랑 : 그럼 (설가지 담가 놓은 큰바가지) 바가지에 버려야지.
나 : ...
예를 들자면 그렇다는거죠.
결혼생활을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사는게 넘 구질구질하게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당연히 처녀때랑은 틀리겠지만, 결혼하니 뭐하나 내마음대로 살수가 없네요.
생활비 만으로 빠듯한데 여기서 내옷, 내화장품 못사겠더라구요.
그렇다고 외식을 자주가냐....한달에 한번 갈까말까 입니다.
울신랑 죽어도 집에서 밥먹어요.
그것도 라면이나 국수 같은거 별로 안좋아해요.
죽으나사나 밥.
전 죽으나사나 하루 3끼 밥해다 받혀요.
옷사고 싶은거 참고, 먹고싶은거 참고, 어디 바람이라 쐬러 한번씩 갔으면 좋으련만(울 신랑 돌아다니는거 넘 싫어해요. 움직이는것도. 집에 있는걸 젤로 좋아해요)...변변치 않는 살림에 시간이 갈수록 느는것은 짜증뿐.
하다못해 이 몸은 경제권도 가지고 있지 못하네요.
한달에 한번 300,000만원씩 생활비를 받아써요.
세금이나 관리비등은 따로 신랑이 내요.
300,000만원으로 식비 및 생필품, 과일 등 모든것을 이돈으로 해결합니다.
그렇다보니 매달 적자.
울 신랑 나보고 살림을 못한다고 하네요.
전 결혼하고서 매달 가계부를 써요(울 신랑이 꼬박꼬박 쓰라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계부를 선물받았습니다. T.T)
1년동안 가계부를 써보니 아무리 아껴도 생활비로는 400,000만원선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신랑에게 말했죠.
생활비를 400,000만원으로 하자고요.
그랬더니 울 신랑
만약 생활비 400,000만원이 필요하다면, 난 내 분수에 넘치는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고 하네요 T.T
항상 쪼달리는 생활을 하다보니, 뭐하나 먹고싶은거 마음대로 사먹을수가 없고, 친정에 한번가고 싶어도(난 설, 친정 대구) 돈이 없어서 못갑니다.
한번 갔다오면 100,000원은 드는데..
내가 버는 돈이 아니고 타다 쓰는 입장이니, 시간이 갈수록 느는것은 신랑 눈치보는거와 구질구질해지는 내 모습입니다.
나만 그런가요?
다른 분들은 다들 어떻게 사세요?
궁금하게 느껴지네요.
다른건 몰라도 먹고 싶은걸 못먹고 참고 있으면 어쩔땐 눈물이 납니다.
꼭 비싼걸 말하는게 아니에요.
냉면, 갈비, 쌈밥등...
내가 이런것도 못사먹고 살고 있구나.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꼭 이렇게 살아야..하나...
어딘가로 훌쩍 멀리 잠시라도..떠나고 싶습니다.
신랑과 한 몇칠 떨어져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조금 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 혼자 상상을하죠.
상상하는데는 돈이 안들쟎아요 ^^"
괌이나 필리핀의 한 섬에 조용히 갔다오면 어떨까하고요.
휴양지에서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갖는 상상을 하죠.
현재의 이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서...
저축을 하는것도 좋지만, 어느정도 욕구는 해소해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요?
늙어서 아무리 돈을 많이 모은다 한들....현재 살면서 조그마한 즐거움을 갖고 싶어요
나이들어서의 추억할께 하나도 없다면....그것또한 허무할것 같에요.
결혼하고 지금껏 (2년이 조금안됨) 신랑이랑 같이 나들이 가본적은 딱 한번 있습니다.
그것도 당일치기로 에버랜드.
그뿐입니다.
결혼하고서 남편과 별로 떠올릴 일이 없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이렇게는 못살것 같습니다.
이왕없는 경제권 생활비조차 받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살림 못하는 여자한테 맡겨놓은거..맘도 안놓을텐데...
남편보고 다 하라고 해야겟네요.
전 주부사표 쓸랍니다.
생활비 그거주고 잔소리하며 생생내는 남편 목소리도 듣기 싫습니다.
뭐든 살려면 물어보고 사야하고..
울 남편 왜 결혼했을까요?
밥해주고, 청소해주고 빨래해주고, 밤마다 외롭지 않을 여자가 필요해서 인가요.....라는 생각도 듭니다.
초보주부의 배부른 소리일지는 몰라도..그만..두서없이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