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이제 22살..... 아직은 꽃다운 나이다.
근데 난 18개월짜리딸애 엄마다. 어울리지 않은 또 다른 나의 이름...
내가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처음엔 환상이라는것에 도취했었다.
아이낳고도 자기일 찾아서 자기 자신을 위해 가꾸고 관리하고 당당하게 직장일하고 꿋꿋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한숨만 나왔다.
난 시부모모시고 사는 막내며느리에 아직 결혼안하신 큰시아주버님과 같이 산다. 얼마전까지 내돈 벌어 쓰고싶은거 쓰고 가고싶은데 마음대로 가고 친구들만나 놀러도 가고 술도 마시고 나이트도 가고 내 또래가 하는 일은 다하고 살았다. 근데 ..... 지금난 집구석에서 집지키는 강아지신세나 다름없다. 집안살림에 가족들 뒤치닥거리에...애신경쓰고 갑자기 모든 짐이 나에게 지워졌다. 가끔 내친구들 날보러 부산에 내려온다. 난 그친구들을 볼때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내 자신의 초라함.... 모두 한껏 멋을 부리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들이 어찌나 부러워보이는지....
근데 친구들...내가 더 부럽단다. 그저 웃음만 나왔다.
어찌보면 어차피 결혼해서 애낳고 살건데 조금 일찍 결혼하는게 뭐 큰일날 일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그만큼 내가 희생해야할것들이 많고 잃어버릴것이 많다. 그렇다. 결혼이란게 그저 달콤한 사탕같은 것만은 아니라는걸 너무나 빨리 깨달아 버려서인지 이젠 왠지 남편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예전같지도 않다.
나이도 나랑8살이나 차이난다. 그래서인지 세대차이아닌 세대차이도 많이 느낀다. 생각의 가치관도. 어쩌면 서로에대한 파악이 미숙한 상태에서 그저 사랑이라는 하나의 일념으로같이 한길을 걷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그게 꿈이었다면 눈뜨면 예전의 나로 돌아가 자유를 느끼며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진짜 하루하루가 물처럼 흘러가버리고 새로운 날이 온다.
반복된 내일상의 생활들...... 너무나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내가 서있는 위치를 지키기위해 아둥바둥 사는 내가 싫어진다.
아퍼도 아픈내색못하고 힘들어도 힘든내색못하고 그저 감수하고 살아가고 있는 나.... 피한방울 안섞인 시부모와 살맞대고 며느리란 이름으로 얽매여 내가 진정 원하는삶을 포기하고 그저 가족들위해 뒤에서 궂은일 마다않고 하기싫어도 해야하는 일도 해야하고 죽어도 남한테 싫은소리 듣기싫어하던 내가 남편을 사랑한죄로 싫은소리 들어도 참아야하고 .... 욕얻어 먹어도 붙어살아야하는 지금의 내현실의 감옥에서 언제쯤 자유롭게 새처럼 화려한 외출울꿈꾸며 살아갈까.....
내 마음속의 새는 죽었다...... 차가운 얼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