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생 결혼식에 "감히" 불참한 나는,
그야말로 "왕따"가 된것 같습니다.
"시"자가 붙은 사람들은
내가 왜 불참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감히"불참했다는 사실 하나에 분노에 차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도 변명에 지나지 않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들은 7년 넘게 순종해온 내가
단 한번, 그들의 바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자
7년동안의 나의 애씀을 깡끄리 묵살하고
넌, 나쁜 며느리야...라고 단정합니다.
백가지, 아니 천가지 좋은 일을 했어도
단 한번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끝장인게 바로 "시"자 붙은 사람들과의 관계였던가요.
지난주에 교회에 가서는
대리석 바닥에 돌도 되지않은 아이를 떨어뜨렸습니다.
어부바하다가 앞으로 내리려는 참이었는데...
아이의 이마가 깨졌습니다.
돌도 되지않은 아이를 바쳐줄 힘마저 없는
내 왼팔의 무능에 나는 그만 울음을 터트릴뻔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산후조리만 잘해줬더라도...
아니, 더도말고 아이를 낳았던 그날부터 3일동안만이라도
내가 밤세워 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게 하지만 않으셨더라면...
그도 아니면 친정에 가서 산후조리하겠다는거, 반대하지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나는 팔이 아플일없었을테고,
시동생 결혼식에 불참하는 일이 없었을테지요.
결혼식에 불참하고서,
싸늘한 시댁사람들과, 친척들을 느낍니다.
가까이서 사는 시숙부님은
저와 관계가 언제 좋았느냐싶게
아예 안면무시입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할머니 산소에 인사차 들른 시동생 내외,
시작은 집에서 저녁식사 한다고 하더니
우리, 차로 3분도 안걸리는 곳에 사는 우리,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시고모님 식구들이 시숙부님댁에 왔었다는데
우리, 역시 부르지않았습니다.
시댁사람들에게서 왕따를 당한들
그게 뭐 대수이겠습니까.
그네들, 어차피 나를 진정으로 위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라는거 알게 되었는데.....
시숙모 말대로 저는 문서없는 종, 며느리라면
그 치욕으로부터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겠지요.
다만, 그래도 내 남편에게는 혈육관계인데
나로 인해 장손인 내 남편, 같이 왕따 당하는게
조금 맘에 걸립니다. 못할짓 시키는거 같아서...
그렇지만, 저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서라는 미명하에 제 자신의 인격을 송두리째 저당잡히는 짓따위는 하지않을겁니다.
저는 종노릇하러 결혼한거 아니니까,
저는, 사람이니까...
그리하여,저,
시동생 결혼식에 불참한 댓가로 주어지는 왕따, 싸늘한 표정들, 비난.... 그런것들, 기꺼이 감수하려합니다.
그래도, 가슴 한켠이 자꾸 묵직해져서 글 올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