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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럽다..


BY 그냥.. 2001-06-05

결혼 전까지만 해도.. 이럴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나는 시가에 일주일이 멀다하고 가야 하고.. 자기는 처가에 한달에 한번가도 감지덕지해야 하고..
내가 시가에 가면 앉아 있을 틈도 없이..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야 하고.. 자기가 처가에 가면 티비앞에 누워서 와서 밥먹으라는 말 할 때까지 자기 보고싶은 거나 보고있고..
내가 시가에 갈때면 있는 반찬에다 정말 숟가락 하나 더 놓고.. 자기가 처가에 가면 엄마는 부랴부랴 시장가고.. 새반찬하고..
나는 어디가서 신랑 잘해준다는 말 듣게 하려고 옷도 신경쓰고, 전보다 화장도 잘 해다니려고 하는데, 자기는 누가 뭐라고 하든지 아무렇게나 해다니고..
나는 아침마다 일어날 때 다리 쥐나서 혼자 주물주물 다리 주무르고 있어도 잠만 자고, 자기는 일어나면서 다리좀 주무르라고 주문이나 하고..

혼자 집에 계시는 우리엄마, 시부보다 나이 많아도 시모만 불쌍하다 하고.. 매일 매일 집에만 있는 남편이 있고, 작은 아들이 있어도.. 자기엄마만 불쌍하단다.
대한민국 많은 여자들.. 나는 엄마처럼은 안 살거야.. 다짐하고.. 대한민국 많은 남자들.. 우리 엄마만큼만 하라고.. 주문하고..

정말 정말 서럽다.
내가 이럴려고 이때까지 커온 것은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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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기서 풀고 싶어서.. 함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