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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뺏기는 기분..


BY 나래 2001-06-07

남편의 근무지 때문에 떨어져 사는 주말 부부입니다.

지금껏 애들 데리고 저도 같이 따라 다녔는데 이젠 애들이 크다보니

학교 문제도 있고 해서 남편만 발령지로 갔죠. 다행히 시댁에서

출퇴근할수 있어서 안심했죠.

그런데 첨에 생각지도 안았던 문제가 발생 하더라구요.

어머님이 남편 챙겨 주신것이 감사한 마음이 커서 전화도 더 자주

드리고 고생하신다고 감사 드린다고 자주 말씀을 드리는 편이죠.

남편한테는 퇴근길에 맛있는것도 사가지고 들어가고 가끔은

두분 모시고 외식도 하구 그러라구요...(시부모님 두분이서 사시

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집에 내려오는 것에서 부터 문제가 생기더라구

요. 평일에 퇴근이 이를때면 애들이 보고 싶다고 내려오곤 했는데

언젠가 어머님이 본가가 싫어서 그러냐 어째 그렇게 자주 내려

가느냐 그러시더래요.. 남편이 그런말을 저한테 전할때 전 아무 생

각없이 당신이 집에 와 있어서 좋으셔서 그러시는가 보다 하고

그냥 넘겼죠.. 그런데 그런일이 반복이 되다 보니.. 이제 남편은

집에 내려올라치면 어머님께 거짓말을 하고 내려 온답니다.

어디 출장이 있어서 간다구요.

어젠 시댁식구들 저녁 모임이 있어서 애들 데리고 고속버스 타고

올라 갔었죠.. 남편은 어제도 근무였구요. 남편이 우리가 도착할

시간즈음에 터미널에 나와 시댁에 내려 주고 다시 회사로 돌아

갔어요. 근데... 시어머니, 남편이 우리 데려다 주고 간거 아시고는

"넌 좋겠다.. 남편이 잘 챙겨 줘서~~" 그러시면서 얼굴색이 금방

변하시면서 건넌방으로 들어가시더라구요. 휴~~

저녁식사시간에 남편은 회사일이 늦게 끝난다고 참석을 못했죠.

우리 저녁먹고 막차 예매한것이 있어서 되돌아 나오려는데

그때 남편 도착했어요... 우리 데려다 주겠다구요... 그랬더니

시아버님 말씀, 남편 이름을 부르시면서 넌 나하고 가서 밥먹고

며늘이 너는 애들 데리고 좌석버스타고 터미널 나가거라 그러시더

라구요...

남편 눈치껏 우리 데려다 주고 와야 밥 편히 먹겠다고 하고

우리 터미널에 내려 주고 돌아갔죠.

버스 타고 돌아오면서... 그냥 잊어버리자 해도...

30년 키운 막내 아들 장가 들여 10년만에 다시 데리고 계셔서

얼마나 좋으실련지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섭섭한 마음 금할길

이 없네요.. 그나마 남편이 알아서 눈치껏 부모님 맘상하시지

안게 처신 잘해 줘서 고마울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