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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하는 걸까요..?


BY 속상해서.. 2001-06-07

다른 분들 글을 항상 열심히 읽기만 하다가 망성이던 끝에 글을 띄웁니다.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잘못하는 건지... 선배님들의 조언을 얻고 싶어서요.
저는 이게 결혼한지 6개월에 접어든 새내기 주부랍니다.
현재 임신 9개월째이구요 (^^)
저도 글 띄우신 다른분들처럼 없는 시댁 살림에, 거의 받은거 없이
사랑하는 신랑 하나 보고 결혼을 했습니다. 반지하나 목걸이하나,
한복한벌, 예복한벌. 이게 제가 받은 전부입니다. 그 흔한 신부 화장품 셋트조차도 못 받았습니다. 방도 얻어주시지 못하신다고 하셔셔,
저희집에서 월세방 한칸 얻어 주셔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죠... 철없는 얘기라 하실지 몰라도, 신랑이랑 같이
있는것 만으로도 너무 좋았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시어머님이세요... 저희 시어머님 저희 신랑 새엄마십니다. 저희 신랑이 막내구요.
신랑이 중학교때쯤 들어오셨죠.원래 아이를 낳지 못하시는 분이시구요. 근데 시어머님이 저랑 신랑 사이를 질투하시는 정도가 아닌 저희가 1분이라도 다정히 있는걸 못보십니다.
저 임신 8개월때 제사있어서 회사에서 눈치보며 오전근무만 하고 시댁으로 달려갔습니다.(형편상 임신8개월까지 직장에 다녔거든요.)
그때 늦게 왔다고 얼마나 눈치를 주시던지... 집에서 노는 큰며느리는 2시간 거리에 산다는 이유로 항상 오지도 않는데, 아무말씀도 못하시면서요..
전 가자마자 4시간 동안
쭈그리고 앉아서 전만 부쳤구요. 임신 8개월 몸인데 시어머님께선 힘들겠다던지... 쉬었다 하라던지 그런말 한마디 없이 짜증부리시고 화만 내시더라구요... 김치를 그릇에 적게 담았다느니, 싱크대에 물은 왜 버리냐느니(물이 더러우니까 버렸죠), 복잡하니까 그릇 챙겨서 마당에 나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그릇닦으라고 하시질 않나...
정말 서럽더군요. 혼자 몸으로 앉아 있는것도 힘든데...(제가 다른 사람보다 배가 좀 크다고 하더라구요...)
아시죠? 배 불러서 쭈구리고 앉아 있는게 얼마나 힘든지...
저희 어머님은 경험이 없어서 모르실지 몰라도 힘들지 않냐는 말씀 단 한마디도 없으시더라고요. 신랑한테 전화 와서 전화받으로 들어갔더니 밖에서 하시는 말씀이 시키는건 안하고 들어가서 전화질이나 하고 있다고... 정말 속상했습니다. 그러시더니 신랑이 퇴근하고 오니까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시며,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거예요..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바보 같은 전 마당에서 혼자 울며 시어머님 앞에선 싫은 표정하나 못지었답니다.
그땐 그날 기분이 안 좋으셨나보다 하고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근데 얼마후 저희가 시댁을 찾았을때, 저희 시어머님...
저희 신랑이 저보다 일찍 끝나서 먼저 도착했다가, 겜방에서 자료좀 찾다가 저랑 같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시어머님 대문 열어주시다 신랑뒤에 절 보시더니, 저희 신랑보고 "지 마누라 기다리느냐고 안들어 왔냐고... 가서 잡아오려다 말았다고 "
막 화를 내시는 거예요. 그게 시작이었죠. 밥을 먹으면서도 엄마가 해주니까 더 맛있지? 하시면서 대답을 강요하시고...신랑이 저 챙겨주는 듯한 말 한마디만 해도 지 마누라만 챙긴다고 소리지르시면서 화내시고... 선물사온거 풀러보시며 어쩜 그렇게 마침 필요한걸로 사왔냐며 역시 우린 너무 너무 잘 통해... 그러시는 거예요. 그선물은 제가 골랐는데요... 그러시면서 저한테는 고맙단 말 한마디도 없으시고요.
저희 둘이 무슨 얘기만 하면 꼭 끼어서 같이 하시구요... 무슨 말씀 한마디를 하셔도 전 완전 이방인으로 만들어 놓고 어머님과 저희 신랑만 엮어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무슨 편 가르는 것도 아니고....
결국 그날도 전 엄청 기분이 상했구요.
며칠뒤 신랑이 병원 검사받은거 결과 보러 가는 날인데...( 검사 받는날도 어머님 우기셔서 따라 가셨습니다.) 그땐 제가 집에서 쉴때라서 제가 같이 갔습니다. 그랬더니 아침부터 전화하셔서 지 마누라랑 같이 가냐고 막 화를 내시면서 끊어버리시는 거에요...
전 저희 시어머님이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그럴려면 평생 끼고 사시지 장가는 왜 보낸건지.. 그렇다고 예전부터 저희 신랑한테 그렇게 끔찍하셨던 분이면 이해가 가지만, 연애때 저희 신랑 아파서 3일씩 누워 있어도 죽한번 안 끓여 주시고 병원 한번 안데리고 가신 분입니다. 그런데 장가 보내 놓고 갑자기 왜 저러시는지... 전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오죽하면, 전 어머님이 저희 신랑을 아들이 아닌 남자로 보는게 아닐까...하는 끔찍한 상상까지 했구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근데 저희 신랑... 친엄마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봐 주더라구요... 어머님 성격 희한한것도 신랑이 먼저 얘기 해줬구요... 어머님 그런점 다 인정하더군요.
근데 문제는 저희가 올 8월에 시댁으로 들어가기로 했거든요.
같이 모시고 살기로... 근데 어머님하고 저하고 이런 일이 생기니
저희 신랑... 같이 살기도 전에 이러는데 같이 살면 얼마나 힘들겠냐며 들어가지 말자고 하더라구요... 사실 전 반가왔죠.. 저도 얼마나 걱정이 되었던지... 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들어가잡니다.
시아버님이 가끔 전화하셔서 저희 들어오게 되면, 어디를 수리하고... 어디를 고치고... 좋으셔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어떻게 안들어간다는 말을 하냐고요...(저희 신랑, 아버님께는 애착이 대단합니다) 전 어떡해야 하죠... 들어가 살면 생활은 안봐도 뻔한데...
거기다 애기까지 낳으면... 그렇게 계속 신랑이랑 부?H치다 보니 저희만 사이가 안좋아지고... 처음에 다 인정하고 제 입장에 서주는 듯 싶었던 신랑이 이제는 다 제 탓이라는 듯이 말을 합니다.
신랑은 아버님께 그런말 절대 못하니까, 저보고 하랍니다.
전 정말 너무 억울하고요... 정말 제가 뭘 잘못한건지...
왜 시댁식구들은 저한텐 조금도 미안해 하지 않고 당당하기만 한지..
요즘은 신랑이랑 냉전중이라 서로 말도 잘 안하고 지내구요...
전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저희 어머님이 너무 밉구요...
어머님이 정말 무서워요. 애기 낳을 날은 다가오는데... 태교는 커녕
이러고 있으니.. 애기한테 너무 미안하구요...
정말 들어가서 어머님이랑 같이 부?H치며 살 자신 없거든요..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신랑마저 저러는데 전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너무 답답해서 글 띄웠습니다.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