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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샀어요. 근데 슬퍼요


BY 우울해 2001-06-08

결혼전에 모은돈으로 신도시에 조그만 아파트를 제이름으로 구입했습니다. 계약하는날 그날은 정말 세상을 송두리째 내손안에 얻은것같고 날아갈듯 기분이 좋더군요
누구 도움없이 나혼자서 그런큰일(내가보기엔 아주큰일)을 해냈다는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우리아들 나 혼자서도 잘 키울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좋았씁니다
물론 우리 신랑 제가 이정도의 비자금이 있었는지 모르지요. 아니 알까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 지금 그때의 기분 다 어디가고 별로 좋지도 않고 허무하기만 합니다. 그래요 제가 원하는 결혼생활이란거 이런거는 아니었습니다. 제주위에는 비자금 털어서 남편하고 합의해서 넓은집으로 옮겨가는 친구들 있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렇게 하고싶지가 않거든요
그럼 뭐가 문제냐구요?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처럼 살고싶다가도 밑빠진독에 물붓기 식으로 내가 결혼저에 모은돈을 미쳤다고 보태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친구들은 부럽고 그렇습니다
우리부부 매일 거의 매일 싸웁니다
아주 별것도 아닌거 같고 시집일때문이 가장 많지만요
결혼한지 이년이 다오는데도 저는 시집이 별로입니다
별로 우리사는데 도움을 주지않으시는 시부모님이 달갑지가않습니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능력있는 부모님이라면 제가 그러지는 않았겠죠
이렇게까지 유치한 제자신이 싫으면서도 어쩔수없는 제 마음 아실까요
그런데다가 남편하고 매일 싸우니 우리는 애낳는날까지 싸웠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혼을 생각합니다. 제가 능력없는것도 아닌데 내가
이러고 살 필요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님들이 보시기엔 놀고있다고 복이 넘친다고 욕하시렵니까?
님들도 저처럼 이렇게 매일 싸우면서 사는분이 있나요? 궁금하군요
하지만 우리신랑 나랑 성격이 안맞는거 빼고는 괜찮은 사람
나랑 결혼하지 않고 착한 여자 만났다면 잘 살았을것 같은 사람
이혼은 절대 안한다고 하는사람

집을 샀다고 친정오라버니한테 얘기했습니다
전화를 끊고난 제 느낌은 더 허탈하기만 하더군요
그냥 남이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신랑이랑 우리 아이랑 좋아서 기뻐하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욕심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내가 싫어집니다
아직 결론은 신랑한테 말하지 말자입니다
언젠가는 우리식구를 위해서 사용하겠지만 아직은
저에게 여러분들의 의견을 주시면 아주 감사하게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