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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같은 하루하루


BY yangji 2001-06-12

5시 30분 3개월된 딸아이가 울기 시작한다.새벽 3시에 우유 먹여줬으므로 배고파 우는것은 아니고 놀아달라고 우는거다.
억지로 눈을 떠 아이를 안고 1시간동안 아이를 얼른다.
6시 30분 아기 우유 먹여주고 출근준비
출근준비동안 아기가 계속운다.잠시 아기 얼르고 출근준비,또다시 아기 얼르고 출근준비
8시 아기보는 아줌마한테 아기 맡기러 간다.유니폼 입고 아기 띠로 매고 내모습 말이 아니다.
8시 30분 업무시간이 9시인데도 벌써부터 손님이 들이닥친다.전화도 불이나고
과장 국장이 쉴새없이 잔소리한다. 고객만족도 점수가 어떻고 이달 상품 판매 목표가 어떻고
제일 지겨운게 상품판매다.항상 목표라는게 무리하게 설정되니 강제 할당이다.
이달 상품판매는 핸드폰. 핸드폰 안가진 사람 정말 찾아보기 힘든데 어디가서 핸드폰 판다냐. 미치겠다.
오후 6시.퇴근시간이건만 다들 퇴근할 기미를 안 보인다.난 할 수 없다.아기 데리러 가야하니까.
유니폼 입은채 아기 앞으로 안고 거기다 한 술 더 떠 수퍼까지 들른다.
오후 7시 밥솥에 밥 안쳐놓고 아기 목욕물 받고
아기는 잠시만 제 곁을 떠나 있어도 계속 앵앵거린다.
오후 7시 30분 아기 목욕시키고 우유주고
아기와 가스렌지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저녁 준비한다.
남편먼저 저녁먹고 난 아기 얼르고.
밤 9시 이제 겨우 아기가 잠 들었다.
정신없이 저녁먹고 방청소 대충하고 아기 천기저기 빨고 나니 밤 10시
에고 에고 내몸이 마치 물먹은 솜같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내 직장 급여수준.연봉 3천 5백이니 적다 할순 없다.직장을 포기하자니 돈이 아쉽고 계속 직장 다니자니 하루하루가 전쟁 치르는 기분이고
나한테도 옛날일 예기하며 우아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우아하게 살 그날을 위하여 난 오늘밤도 전열을 가다듬는다.
굳세어라 금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