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0년 되었어요
그동안 시어머님과 이런일 저런일 많았지만 가서 빌고 하면
넘어 가곤 했었어요.
그러면서 정도 떨어져 갔죠.
그런데 이번엔 말도 안 되는 소릴하시는 거예요.
언젠가 집에 오셨을 때 수박 같이 먹으면서 얘기 중에
시아버님 바지가 낡았길래
"아버님 바지가 많이 낡으셨네요.요즈음 면바지 좋은 것 많은데
하나 사 입으셔야겠어요.
에이 어머님은 어머니 옷만 사시나봐요.아버지 바지도 하나 사
드리시지."
정말 하하호호 하면서 딱 이 소리 밖에 안 했어요.
근데 그게 문제가 되었어요.
이틀 후에 우시면서 전화해서
"니가 언제 옷사라고 돈 줬냐.내가 남편은 옷 안 사주고 지옷만
사입는 그런 여자냐.내가 언제 몇십만원씩 옷 해 입었냐.난 딸이
없어서 이런 설움을 받고 산다.내가 한 일이라고는 두 아들 쎄가
빠지게 키운 죄 밖에 없다."
그 때 마침 남편이 영화보러 가자고 정말 오랫만에 일찍 와서 막
나가려든 참 이였거든요.
전 남편이랑 남남처럼 살고 있거든요.그사람은 애 때문에 나랑 살아요
그 전화를 남편에게 바꾸었더니 통곡을 하시면서 그냥 끊어버리셨어요.
하지만 전 시어머니와 이런 일이 너무나 많이 있었기 때문에 "또
시작이구나."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아버지,남편은 생각해 보면 아무일도 아닌데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여자로 만들고 나를 내몰았어요.
마침내 남편이 이혼하자고 하더군요.
나랑 결혼한 건 자기 일생에서 유일한 실패고 난 여자로 안 보인지
오래 되었다고요.
남편은 명문대 출신에 석사고 전문직이죠.
언젠가 한 번은 "학력 차가 나는 여자랑은 결혼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후배에게 충고 했다"고 하더군요.
몇일 후에 시어머님은 기분이 말짱해져서는 "내가 원래 그런거 몰
랐냐.미안하다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런다고 말 못한다."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절 대하죠.
그래도 전 남편과 대화 해 보려고 까페에서 둘이만 만나서 얘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애들 땜에 이혼은 못하겠고 그냥 남남으로 살자.
난 아빠역할만 하고 넌 엄마 역할만 하고 나에게 남편을 기대하지
마라.너랑 나랑은 어울리는 짝이 아니야"
전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이제 집에 가자고 했어요.
그리고 그럼이제 부모님 불러서 끝내자고 했지요.
그랬더니 또 주춤하면서 노력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지금까지 사과도 한 마디 없고 밥 해 주면 밥 먹고 가고
옷 빨아주면 옷 입고 가고 그래요.
아이들은 둘이나 있고 전 여태까지 주부로만 살았어요.
이런 말 듣기 전까지는 그냥 살만 했는데 이젠 자꾸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 괴로워요.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시부모님도 멀쩡한 얼굴로 보기 힘들 것 같고, 남편도 믿고 살 수가
없어요.언젠가 날 버릴 것만 같아요.
한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