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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9003님께...남편의침묵은 이유가...


BY 용기 2001-06-15

님의 글을 읽고 몇년이 지난 저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언젠가부터 신랑이 술도 많이먹고 우울해 할때가 많고,

자다가도 일어나 앉아있는일이 있었죠..

작은일에 화도내고..

많은날을 그렇게 참다가 내가 먼저 폭발해서 따져 물었죠..

왜그러냐고... 내가 싫어져서냐고..

근데 그게 아니라 회사에서 일이 잘못되는바람에 자기가 돈을 물게

생겼다구 하더군요.

황당했어요.. 첫애낳고 4개월정도 지났을땐데..

그일에 시달려온지가 벌써 6개월정도나 된거예요..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왜 나한테 말안했냐고 따졌죠.

그랬더니 내게 말하면 내걱정만 늘리는거 아니냐구..

그래서 참 많이 울었죠..

회사에 물어줘야하는 돈이 1500만원 정도 된다구 하더군요

그때 우린 900만원짜리 단칸방에 살땐데..

그래서 울다 그치고 나서 그랬죠.

까짓거 물어줘버리라구요.

전세금 빼고 신랑 퇴직금 정산 받구 하면 되겠더라구요

그리구 우린 시댁으로 들어가자구했죠..

우리결혼할때 아무것도 남지않은 시댁은 (손위 시숙이 다 날렸어요)

돈200만원 주고 결혼하라고 하더군요..

그래고 하고방같지만 시댁은 시부모님의 집이었거든요.

그러면 된다구 기껏 돈 1500만원 땜에 내 하늘같은 신랑 축나게한

사장 불러오라고 난리를 쳤죠..

그랬더니 신랑이 어이가 없던지 웃더군요..

그래서 나두 웃었어요.. 뭐가 겁나냐구... 회사 때려치우면

시장에나가 배추라두 팔면된다구 했어요..

마지막의 보루를 만들어주니깐 신랑이 몇개월만의 단잠에 빠졌었다며

아침에 가볍게 나가더군요

그 뒷모습에 전 오전 내내 울었지만요..

그렇게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일은 시말서 한장도 쓰지않고

해결이 되었답니다. 지금에 와서도 우리 신랑 나만 옆에 있으면

세상이 안무섭다구 합니다..

남자들 생각보다 참 겁두많고 소심해집디다.

님도 부드럽게 남편에게 물어보세요. 세상에 둘도 없는 자기편

아니겠어요? 님께서 용기를 주세요...

그럼 행복하게 지내시길빌며...